생활경제
남성의 전유물 키덜트?…이젠 女心을 자극하다
뉴스종합| 2015-12-09 07:01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30~40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키덜트’ 수요가 젊은 여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월 문화관 7층에서 리빙관 3층으로 키덜트 매장을 확장 오픈한 아이파크백화점은 여성 관련 키덜트 3곳을 새로 입점시켰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 유명한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캐릭터 상품을 취급하는 ‘스튜디오 지브리 전용샵 고토리숲’은 인형과 각종 캐릭터 상품, 팬시ㆍ문구 등 여성 중심의 제품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오픈하자마자 ‘건담’, ‘타미야’ 등 전통 키덜트 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 3급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여성 키덜트들이 아이파크 백화점 리빙관 3층에 있는 ‘스튜디오 지브리 전용샵 고토리숲’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만화속 장면을 매장 인테리어 그대로 재현해 추억 어린 여심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꾸민 것도 여성 고객층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또 블록 완구 브랜드 ‘플레이모빌’과 인형 브랜드 ‘매직 캐슬’도 키덜트의 중심 매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어린이 대상 브랜드 2곳은 퇴점하며 키덜트가 완구에서 어른을 위한 취미 생활로 확고히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최근에는 남성들의 절대 영역으로 여겨졌던 건담 매장에서도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파크백화점 송탁근 키덜트 담당 바이어는 “건담을 함께 조립하는 20대 초반 커플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남자친구를 따라 시작한 키덜트의 재미를 여성들도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9월 오픈한 키덜트 매니아 1호점은 남성 중심의 키덜트 매장에서 여성 캐릭터들을 위한 피큐어 상품들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이선영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MD(상품기획자)는 “예전 키덜트 상품의 주요 소비층이 남성이었다면 최근에는 여성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미니언즈, 나노블럭 등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키덜트 시장이 게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결혼 하고 가정을 꾸린 키덜트들이 증가하면서 자신의 취미 생활을 가족과 함께 하는 경향이 늘어서다.


유통업계에서는 키덜트 시장 규모가 이미 5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조만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올해 10월까지 수집용 완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4.1%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조립완구와 피규어 매출이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토이앤하비’를 운영 중인 아이파크백화점의 올해 키덜트 상품 관련 매출은 작년보다 20.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덜트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며 “키덜트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과 전문 매장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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