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CJ그룹 오너공백 장기화…이재현 회장, 징역 2년6개월 실형 선고
뉴스종합| 2015-12-15 14:04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2013년 조세포탈,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음에 따라 CJ그룹의 오너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집행유예 선고 여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졌으나 법원은 “고심했으나 이 회장의 실형은 불가피했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앞선 2심에서 이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상고가 없으면 약 2년 반에 걸친 이 회장의 재판은 마무리 된다.


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지난 2년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온 CJ그룹은 오너 공백 장기화라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오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공백기에도 좋은 성적을 받아왔지만, 대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영공백의 장기화는 그룹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회장 부재 후 정체된 M&A와 신사업으로의 확장도 당분간은 제자리걸음 할 가능성이 높다.

▶ 길어진 결정권자 부재… M&A 동력 상실하나= 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CJ그룹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횡령, 배임 혐의로 법정에 섰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등이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회장의 구속 후 사실상 M&A 추진력을 상실한 CJ그룹의 사업 확장 동력은 금번 실형 선고로 더욱 제 힘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의 장기화로 CJ그룹의 대형 M&A는 모습을 감췄다.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올해 CJ는 티몬과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의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모두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기업들의 M&A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사업 확장, 그룹 경쟁력 강화에 제동이 걸릴 경우 기업 간 경쟁에서 CJ그룹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에도 좋은 성적을 받아 온 계열사들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만큼, 오너 공백 장기화로 인한 기존 사업의 내실 강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CJ가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너 복귀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의 복귀가 장기화 된다면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인사 적체 장기화 우려 고조= 이 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의 인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이 회장이 감형, 집유를 선고받을 경우 재계는 이번 선고를 기점으로 그룹의 인사가 대폭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공백기를 지나온 회사 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대규모 인사를 통해 향후 이 회장의 복귀를 대비한 체제 정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CJ는 매월 10월 께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최근 2년간은 임원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사실화 됨에 따라 이로 인한 CJ그룹 내 인사적체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리한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인사가 진행되도 지난 2년 간 안정적으로 이 회장의 공백을 메워 온 현재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최근과 같은 소폭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선고와 관련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와 너무 당혹스럽다”며 “대법원에 재상고 해서 대법원 판단 받겠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