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떨이세일’도 ‘출장세일’도 불황 넘지 못했다
뉴스종합| 2015-12-16 07:51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저성장과 고령화 및 새 유통채널 모바일의 급성장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까지 잇단 악재에 유통 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고전한 유통업계가 올해의 마지막 특수에 기대를 걸고 떨이세일, 출장세일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겨울 ‘간판 상품’인 코트ㆍ패딩 등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마트는 2012년 의무휴업이 시행된 이후 3~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제기되고, 백화점 실적도 2년째 제자리에 머물 전망이다.

지난 11일 오전 일산 킨텍스 제 1전시장에서 롯데백화점이 올해 마지막 초대형 쇼핑박람회인 ‘롯데 박싱데이’를 열어 많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에 열린 ‘롯데 박싱데이’ 행사는 해를 넘기기 전에 협력사의 재고를 초특가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했으며, 300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500억 물량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따뜻한 겨울’에 12월 매출 5% 줄어=16일 신세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매출(기존점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

품목별로는 스포츠 의류ㆍ용품과 남성패션이 각각 9.3%, 8.3%나 감소했고 여성패션(-4.4%), 생활용품(-2.2%) 등도 부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 맘때 최저 기온이 영하 8℃까지 떨어졌는데, 올해의 경우 영상 3℃까지 오른 탓에 아우터(코트ㆍ패딩 등 외출복) 겨울 용품 판매가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윈터 아우터(외출복) 대전’, ‘아웃도어 할인전’ 등을 열고 30~50% 할인에 나섰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성적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같은 기간 작년 동기대비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혼수ㆍ이사 수요 등으로 해외패션(5.3%)ㆍ가전(6.8%)ㆍ가구(7.3%) 등이 호조를 보였을 뿐, 겨울 실적을 좌우하는 여성패션(0.5%)과 남성패션(1.2%)이 제자리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4~6일 전국 15개 점포에서 ‘겨울 상품 초특가전’ 타이틀을 걸고 700억원어치 재킷ㆍ코트ㆍ패딩ㆍ장갑ㆍ목도리 등을 최대 70% 할인 판매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 지난 11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또 ‘출장세일’에 나선 롯데백화점의 12월(1~13일) 매출 증가율(작년동기대비)도 1.2%에 불과했다. 여성ㆍ남성 패션은 각각 2.4%, 0.7% 늘었지만, 아웃도어는 2.9%나 뒷걸음질쳤다.

대형 할인마트 역시 연말까지 ‘역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롯데마트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3.5% 적은 수준이다. 특히 가공식품(-3.4%), 생활용품(-4%), 의류(-12.8%) 등의 감소율이 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상 고온으로 특히 의류 매출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역시 같은 기간 3.5% 매출이 감소했다. 축산(9.2%)ㆍ수산(9.5%) 등 신선식품(2.3%)은 그나마 성적이 괜찮은 편이지만, 패션(-13.7%)ㆍ가공식품(-6.6%) 등이 고전하고 있다.

마트 3~4년 연속 뒷걸음ㆍ백화점 2년째 제자리=이처럼 연말 재고 밀어내기까지 여의치 않자, 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실적도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이른바 ‘빅3’ 할인마트의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오히려 줄었다.

빅3 가운데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마트로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누적 매출(기존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나 적다. 매출 감소율이 지난해 전체(전년대비ㆍ3.1%)보다는 낮지만, 2012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감소’라는 우울한 기록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역시 이달 13일까지 매출(기존점 기준)이 작년 동기 대비 1% 정도 줄었다.

역시 매출 감소폭은 작년(전년대비ㆍ1.5%)보다 줄었지만 2012년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이마트 누적 매출(기존점)도 지난 10월까지 0.4% 뒷걸음했다.

공식 집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1월 따뜻한 기온과 육가공품 유해 논란 등의 영향으로 패션, 가공식품 등이 작년보다 감소하고 12월에도 뚜렷한 차이가 없어 올해 전체 매출이 2013년, 2014년에 이어 정체 또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마트 안팎의 분석이다.

백화점의 상황도 나을 게 없다.

에비뉴얼 월드타워점 등 올해 새로 문을 연 매장을 제외한 롯데백화점의 매출(기존점 기준)은 11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불과 2.2% 늘었다. 지난해 증가율(1.5%)보다는 다소 높지만, 사실 2년 연속 성장이 멈춘 상태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누적 매출(1월~12월 13일)도 지난해 동기보다 1.8% 많지만, 작년 전체(매출 증가율 1.2%)와 비교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13일까지만 따져도 올해 누적 매출이 0.4% 줄었다. 지난해 전체 증가율(0.1%) 보다도 오히려 저조한 성적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10월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K-세일 등과 함께 올해 후반기 그나마 판매가 다소 활기를 띠었다”며 “그러나 메르스 여파로 지난 6월 한달에만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8%나 감소하는 등 상반기 누계 매출이 1.4% 역성장한 타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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