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죽방멸치가 일반 멸치보다 10배 비싼이유 있었네~
뉴스종합| 2015-12-20 09:22
[헤럴드경제]500년 역사를 가진 죽방렴(竹防簾)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멸치를 잡는 원시어업이다.

니 전통 방식의 죽방렴은 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에서만 국내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족해협 바다 이곳저곳에는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기둥 수백 개가 ‘V’자형으로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기둥에 그물이 처져 있고 좁아지는 통로 끝에 불룩한 임통(불통)이 설치된 형태다.

지족해협은 물살이 센 곳이어서 횟감용 물고기의 육질이 단단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고 있다. 특히 멸치는 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 있을 정도로 싱싱해 회로도 먹을 수 있다.

잡은 멸치를 말린 것은 죽방멸치라고 불리며 비싼 값에 팔린다.

1.5㎏ 한 상자 기준으로 죽방멸치는 3만~30만원에 팔려 일반 멸치 2만~3만원보다 무려 10배 정도 비싸다.



남해 죽방렴자율공동체 김민식(56) 회장은 “죽방멸치는 일정한 크기의 우수한 암놈 멸치만 가려 말리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통 속에 잡힌 멸치 가운데 길이 7㎝짜리 암놈과 은빛이 영롱하게 감도는 멸치만 엄선한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특히 지느러미는 물론이고 멸치 외형이 단 한 곳도 손상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어민들이 바다 한가운데 설치된 불통에서 육지 건조장까지 옮기는데 멸치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적은 량을 자주 옮겨야 한다.

죽방멸치가 귀하신 몸으로 변신하며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죽방렴 어업시설은 남해 본섬과 창선섬을 연결하는 창선대교 아래 지족해협에 23곳이 설치돼 있다. 삼국시대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죽방렴은 대표적인 전통어업시스템으로 꼽혀 2010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제71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에 정부로부터 국가 중요어업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국가 중요어업유산은 어업유산을 국가가 지정해 관리함으로써 어촌의 자원과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면서 어촌 활성화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만든 제도로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에따라 죽방렴 어업은 보전·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복원, 주변 환경정비, 관광자원 활용 등에 국비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남해군 관계자는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죽방렴 어업을 보전하면서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에 등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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