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일반
사라지는 ‘Das Auto’…슬로건은 자동차 기업들의 ‘자존심’
라이프| 2015-12-23 10:33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자동차 기업들이 브랜드에 붙이는 한줄 문구는 자동차에 대한 기업들의 철학과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다. 브랜드 슬로건이라 불리는 이 문구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해 자동차 기업들 사이에서는 슬로건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의 무대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폴크스바겐이 10년 가까이 사용한 ‘Das Auto’ 슬로건을 버리기로 결정해 지금까지 굳건히 지켜온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그룹 비공개 회의에 2000여명의 매니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폴크스바겐 브랜드 재편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 그룹은 새롭게 시작하는 폴크스바겐 브랜드 캠페인에 ‘Das Auto’를 빼기로 결론냈다. 폴크스바겐 측 대변인은 “조만간 새 광고 캠페인이 시작되는데 (Das Auto가) 폴크스바겐 배지에 따라 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as Auto’는 2007년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폴크스바겐 그룹 CEO(최고경영자) 때 만들어진 슬로건이다. 영어로 ‘The Car’라는 의미로 단순하면서도 자동차 본질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한다는 인상을 줘 폴크스바겐의 명성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당국으로부터 디젤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은 뒤 폴크스바겐이 이를 시인하고, 무려 11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이 이번 스캔들에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폴크스바겐의 명성에는 순식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빈터코른 전 CEO가 물러나고 마티아스 뮐러가 새 CEO 자리에 오르면서 그룹 차원에서 폴크스바겐 브랜드 쇄신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Das Auto’가 사라지는 것도 이 같은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뮐러 CEO가 그룹의 개혁을 강조하면서 ‘Das Auto’에 대해 현재 그룹의 기조에 맞지 않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폴크스바겐을 상징하던 슬로건 ‘Das Auto’가 사라지면서 폴크스바겐은 당장 슬로건 경쟁에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경쟁사들은 계속해서 확고한 슬로건으로 자사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도요타는 각국마다 다른 슬로건을 사용하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YOU ARE SO SMART’를 사용한다. 


현대차는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기아차는 ‘The Power to Surprise’를 각각 쓰고 있다. 


대표적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BMW는 ‘Sheer Driving Pleasure’, 메르세데스-벤츠는 ‘The best or nothing’, 아우디는 ‘vorsprung durch technik’(기술을 통한 진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혼다는 ‘The Power of Dreams’, 닛산은 ‘Innovation that excites’, 랜드로버는 ‘ABOVE AND BEYOND’, 볼보는 ‘DESIGNED AROUND YOU'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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