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2015 유통결산 ① ] 내 손 안에 마트…모바일, 유통을 점령하다
뉴스종합| 2015-12-26 09:44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모바일의 성장은 예견된 일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만 까딱하면 가득 채워진 장바구니가 집 앞까지 배달된다.

바쁜 현대의 일상, 워킹맘의 증가 등과 맞물린 이른바 ‘모바일 쇼핑’은 올 한해 빠르게 유통시장을 점령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상위 수준인 대한민국에서 모바일은 쇼핑은 일상이 됐다. 출퇴근길,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상의 ‘빈 시간’들은 가장 ‘핫한’ 쇼핑 시간대가 됐고, 매장에 손님이 끊긴 오프라인 채널들은 온오프라인의 결합이라는 ‘옴니채널’, ‘O2O’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2015년, 모바일은 유통의 ‘A to Z’를 바꿔놨다. 

[사진출처=123rf]

12월 초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6년 유통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손건일 액센츄어 전무는 “올해 모바일 시장이 전통적인 소매업태와 PC를 넘어섰다고 보고되고 있고 이 흐름은 내년에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며 “온라인이라고 대변되는 채널인 PC와 모바일을 눈여겨 봐야 하는 측면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유통업계에서 모바일의 영향력은 모바일 구매를 통해 발생한 매출 비중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기반의 채널을 막론한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2013년 연평균 8.5%였던 모바일 매출 비중이 지난해 25%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1~11월)는 44%까지 올랐다.

TV홈쇼핑을 기반으로 하는 GS샵은 올해 전체 매출 중 약 30%(29.2%)가 모바일을 통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4년 21.3%에서 약 8%p 늘어난 수치다. PC기반의 오픈마켓으로 시작한 옥션은 2013년 18%였던 모바일 비중이 2014년 30%에서 올해(1~11월)는 37%까지 뛰었다. 채널 유형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평균적으로 구매고객 10명 중 3명은 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바일 채널의 성장을 지켜본 올해 유통업계의 움직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오프라인 채널들은 옴니채널, o2o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전통적인 유통채널과 모바일 사이의 벽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열을 올렸고, 동시에 더 쉽고 편하게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는 페이먼트 서비스 출시, 앱 리뉴얼 등의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유통시장에서 ‘엄지족(모바일 사용자)’의 존재감이 높아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다. 모바일로의 채널 이동을 내다본 대형 유통사들은 일찍이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옴니채널’ 전략을 수립했다. 

[자료제공=이마트]

그리고 2014년에 이어 2015년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모바일 시대’ 해법을 찾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꾸준히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닷컴,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찾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에 이어 지난 10월부터는 당일 주문 상품도 당일에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마트, 창고형마트 등 분리돼 있던 그룹 계열사 쇼핑몰을 SSG닷컴으로 통합,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각기 다른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원스톱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매장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의 경우에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픽업 서비스도 가능하다. 마트도 동참했다. 롯데마트는 모바일 앱이나 PC로 상품을 주문하면 매장 내 드라이브 앤 픽 데스크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모바일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경쟁’은 페이먼트 시장 진출로 이어졌다. 올해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유통 빅3는 모두 모바일 전자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것은 신세계의 SSG페이었다. 이어서 롯데의 L페이, 현대의 H월렛이 출시됐다. 각각의 페이먼트 앱에 들어가서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결제와 주차등록, 영수증 발급 등이 가능하다.

업계는 이 같은 유통 빅3의 페이먼트 시장 진출에 대해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바일 결제시장 경쟁력 선점, 향후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초석다지기로 분석했다.

편의점업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한 O2O 서비스의 일환으로 배달 서비스를 연이어 내놨다. BGF리테일의 CU는 배달전문 대행업체인 ‘부탁해’와 제휴, 부탁해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주문하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보이고 있다. GS25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편의점 매장이나 모바일 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을 받을 수 있는 유통 배달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 내년 상반기 내 전국으로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이 갖고 있던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오프라인과 모바일 쇼핑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차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모바일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모바일 채널 선점이라는 미션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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