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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쇄투신, 박시장 책임져야”
뉴스종합| 2016-01-14 11:25
서공노 “강압적 문화…예견된 사고”
내부 전산망 통해 사과 등 요구



“서울시 공무원 연쇄 투신자살, 박원순 시장이 책임져라.”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홍기ㆍ이하 서공노)은 지난해 12월 말 연이어 발생한 서울시청 직원 투신 사건에 대해 박원순 시장에게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공노가 내부 전산망을 통해 올린 성명서에는 “이미 예견된 사고”라며 “서울시청 직원들은 뒤숭숭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벌레로 키우는 조직문화가 직원들을 난간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폭증하는 낯선 업무와 원칙 없는 인사로 직원들의 불만이 많다”며 “직원들은 그동안 간부들의 폭언 등 횡포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경직된 조직문화 탓에 친한 동료에게 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기존 4~5명이 하던 일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명의 직원에게 맡겨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며 “오전 5시 40분에 출근하고 오후 8시에 퇴근하기 일쑤다. 과다한 업무에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공노는 그동안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모니터링해 해결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큰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시장단에 해결을 촉구했었으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박 시장의 개방형 인사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전문경력직, 임기제 공무직들을 수시로 채용하고 조직도 지속적으로 늘리다 보니 외견상으로 커졌지만 비효율적인 조직이 됐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 시장단에 정확한 조직진단, 합리적인 인력배치를 요구했지만 박 시장은 묵묵부답이었다”고 하소연 했다. 결국 고유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사업소 등 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직원들은 과다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원들에게는 “흐느낌을 알아채지 못하고 마지막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며 미안한 감정도 드러냈다.

서공노는 또 박 시장을 향해 “수많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오로지 치적 쌓기만 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1000원만 받아도 범죄자로 만들고 일벌레로 키우는 조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지금처럼 불성실하게 대처할 경우 그동안의 문제점을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받겠다”며 “노동자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내부고발 감사청구 수사의뢰 등 모든 수단을 강행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공노의 성명서에도 박원순 시장은 이번 잇단 자살 사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서울시 공무원이 2명이 서소문청사 별관에서 뛰어내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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