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돋보이는 더민주 인사영입, 운동권당 탈피 계기되길
뉴스종합| 2016-01-15 11:48
4월 총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외부인사 영입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당을 운영하는 큰 흐름에 어느정도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영입 인사의 면면이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게 그렇다. 과거에는 운동권과 시민단체, 또는 노동계 출신의 투사형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도 성향의 국방 외교 법조 산업 의료 IT 경제관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특히 젊은 기업인의 상징이라할 김병관 웹젠 이사회의장, 고졸 출신으로 첫 여성 임원이 된 양형자 전 삼성전자 상무의 영입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외부 영입의 하이라이트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김종인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만들고 과감하게 끌고 나간 것도 그였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개혁성향의 인사이기는 하나 특정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여권에서 활동했지만 여야를 넘나들었던 것은 합리를 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김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은 운동권 중심의 과격한 이념투쟁 일변도의 강경 이미지를 벗고 합리와 균형을 중시하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표방하는 ‘경제정당 지향’과도 그 맥이 닿아있다. 물론 호남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 등으로 혼란에 빠진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측면은 있다. 그러나 진작 이렇게 방향을 선회했어야 했다.

하지만 참신한 인사 몇 명을 영입했다고 곧바로 합리적인 정당이 되는 건 아니다. 당의 중심 세력의 생각과 행동이 함께 변해야 비로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어렵사리 모신 인사들이 자기 목소리와 색깔을 충분히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당초 의도대로 총선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공을 들인 외부인사 영입은 선거를 앞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게 되면 더민주의 체질 개선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내홍을 겪고 있지만 더민주는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며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1야당이다. 그러니 야당이 건강해야 나라 전체가 건강해진다. 이번 인사 영입을 계기로 대안없는 정당, 반대만하는 정당이란 오명을 벗기 바란다. 그게 더민주가 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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