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활동 둔화로 우리경제의 고용창출능력이 저하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올해는 경기부진 장기화로 인한 제조업의 재고증가와 기업의 구조조정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인 고용부진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수익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올해 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3년 사이 증권과 은행 등 금융권에서 분 명예퇴직과 감원바람이 주력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사상최대 적자를 낸 조선업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사가 3000명의 감원을 실시하는 등 조선부문에서 5000여명의 인력을 줄인 것을 비롯해 아시아나, 현대로템 등 대기업에서 희망퇴직 감원이 진행됐거나 진행중이다.
▶고용시장 ‘반짝’ 회복 한계=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시티그룹 등 해외IB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고용시장과 관련,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이 제약될 것이라며 특히 재고 증가와 기업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온화한 날씨 등으로 농업 및 건설업 고용이 개선되면서 3개월 연속 3.4%를 유지하며 시장예상을 밑도는 등 호조를 보였으나, 이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12월 실업률을 3.5%로 예측했었다.
씨티는 12월 취업자수(계절조정)가 예상 밖으로 전월대비 24만1000명 증가해 2011년 10월 이후 4년2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농업부문 고용이 4개월 연속 감소에서 전월대비 7만6000명 증가로 돌아서 12월의 고용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건설업 고용도 건설경기 호조 등으로 전월대비 5만2000명 증가했다며 온화한 날씨 등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 해외IB들은 농업과 건설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 및 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 고용은 5000명의 소폭 증가에 그쳤고, 반면 사회복지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고용은 전월(7만6000명)보다 큰 폭(10만9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중소기업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농업과 건설, 사회복지 등을 중심으로 고용증가세가 나타났지만 제조업이 부진하면 고용개선의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칼바람 강하게 분다=해외IB들은 올해 수출부진이 지속되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이 제약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제조업의 재고증가와 기업 구조조정 등이 단기적으로 제조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올해 계절조정 실업률이 상반기에 3.7%, 하반기 3.6%로 지난해보다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계절조정 실업률은 지난해 2분기 3.8%를 고점으로 3분기에는 3.6%, 4분기에는 3.4%로 하락세를 보였다. 씨티는 계절조정 취업자수도 지난해 33만7000명 증가에서 29만명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경제의 신규고용 창출능력이 갈수록 저하될 것이란 분석이다.
제조업은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고용증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산업별 취업자 증감을 보면 제조업에서 15만6000명(3.6%) 늘어나 증가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8만2000명(3.9%),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7만7000명(4.5%) 증가해 고용확대를 주도했다. 제조업이 2~3위 증가업종을 합한 만큼의 고용을 창출했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 제조업이 재고증가와 구조조정 등으로 신규고용 창출이 제한될 경우 취업시장은 큰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경제의 성장을 위해선 서비스업 발전이 필수적이지만 주력제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나 고용이 살아나기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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