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이란 제재해제]한국경제엔 ‘양날의 칼’…중동 수주 기대 vs 저유가 재앙
뉴스종합| 2016-01-17 08:49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이란에 대한 경제ㆍ금융제재가 16일(현지시간) 해제되면서 이것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對)이란 제재해제로 대중동 수출과 건설ㆍ플랜트 등 참여 확대가 기대되지만, 유가 추가하락 가능성은 부담이다.

대이란 제재해제는 한국경제에 ‘양날의 칼’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많은 셈이다. 

이란 등 중동진출 확대엔 다소의 시간이 걸리지만 유가 추가하락의 파장은 당장 산유국 재정난을 심화시켜 대중동 수출과 건설에 타격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한 경제ㆍ금융 제재가 이날 해제됐다. 이란이 지난해 7월14일 주요 6개국과 핵협상을 타결한 지 6개월 만으로, 서방의 제재에 고립됐던 이란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고 밝혔고,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이란이 핵합의안(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핵프로그램 제한의무를 이행, 서방제재의 해제조건을 충족했음을 검증했다고 확인했다.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은 2012년부터 금지됐던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또 에너지 분야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허용되며 해운과 조선, 항만 분야와 자동차, 알루미늄ㆍ철강 거래에 대한 제재도 풀렸다.

국외에 동결됐던 원유 판매 대금 등 이란의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을 뿐아니라 이란 중앙은행을 포함한 이란 내 금융기관과 외국과 자금 거래도 다시 가능해 졌다. 다만 미국인 소유회사는 미국 재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이란과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이번 대이란 제재로 이란에 대한 투자와 수출이 허용됨에 따라 이란은 경제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한국도 이란을 비롯한 대중동 진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미 한국기업들은 경제제재 해제에 대비해 진출준비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 특히 석유수출 확대 가능성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 중동 등 산유국의 재정난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원자재 수출비중이 높은 신흥국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연초부터 중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를 밑돌면서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새로운 위기가 중국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은 57조6281억 달러로 연초 이후 2주 만에 10.12% 줄었다. 금액으로는 6조6913억달러에 달한다. 현 시가총액은 2013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00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브렌트유도 종가기준으로 3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공급 과잉 등의 우려로 유가는 연초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증시나 유가 하락은 즉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늘어난 가계와 기업 부문의 부채가 경기둔화와 맞물려 한꺼번에 부실화되면 2008년과 같은 위기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요인은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의 긍정적 효과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8% 가까이 줄어들며 국내경기 침체 및 기업 수익성 악화, 생산 및 고용시장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던 수출이 올해도 회복세를 보이기 더욱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결국 이러한 불안요인이 어느 정도 제거돼야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당장은 저유가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되,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진출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hj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