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증시 중국계 자금 순유출 2006년 이후 최고
뉴스종합| 2016-01-19 10:31
외국인 시가총액비중 2009년 8월이후 최저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중국계 자금 순유출이 월간 기준으로 10여 년 만에 최고점을 찍고, 사우디계 자금 순유출이 지난 두 달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매물 폭탄으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9년 8월 18일의 28.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9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물폭탄이 32거래일째 계속되면서 ‘33일연속 순매도’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팔자’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외국인 매도세가 유가 하락과 중국의 위안화 약세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까지 다소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부터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중 지난 6일과 11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 매수(약 5000억원)를 감안했을 때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조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397조원 규모이며, 이는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28.64%에 해당된다. 이 같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9년 8월 18일의 28.6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 국내증시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 매도는 상당부분 사우디계와 중국계 자금 유출에서 비롯됐다.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사우디계 자금 순유출은 지난해 11월 -3,140억원에서 12월에는 -7,730억원 규모로 한 달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 12월 중국계 자금 순유출은 월간 기준으로 2006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2월 한달 간의 매도 강도가 지난해 연간 누적(1~11월) 순유입액(+4,250억원)을 초과한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현재까지 최장 기록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3거래일 연속 총 9조원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펀더멘털 환경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지만,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팔자’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고강도 매도를 나타낸 사우디와 중국의 공통된 특징은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소진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사우디가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 악화분을 전적으로 외환보유고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 반등이 지연될 수록 한국주식의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유가하락과 위안화 약세가 매크로 리스크를 상승시켜,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및 일본계 자금유출의 압력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와 위안화가 안정을 찾는 시점까지, 외국인 수급의 의미있는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환차손 외에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들의 자금 이탈 기조를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hyjgo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