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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 신태용의 황희찬 딜레마
엔터테인먼트| 2016-01-26 09:08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고지가 눈앞인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최초의 금자탑에 단 1승만을 남겨놓은 신태용호가 최대 위기에 빠졌다. ‘닥공’의 키플레이어이자 현재 부상 중인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써야 할까 말아야 할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7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홈팀 카타르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을 갖는다. 이 경기만 승리하면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한국은 여러 난관을 잘 헤쳐가며 결승 문턱까지 무사히 다다랐다. 하지만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23일 요르단과 8강전서 후반 기대 이하의 졸전을 펼치며 불안감을 안겨준 데 이어 이 경기서 ‘겁없는 막내’ 황희찬이 오른쪽 발목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황희찬은 이후 이틀 연속 팀훈련에 불참했다. 대신 호텔 수영장에서 1시간가량 재활훈련을 하고,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대표팀 관계자가 전했다.

황희찬은 대회 지정병원인 아스페타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인대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엑스레이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기공명영상 촬영(MRI) 결과에서도 인대 파열 등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팀 훈련엔 합류하지 못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전방에서 저돌적인 돌파력이 발군인 황희찬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데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다. 카타르의 펠릭스 산체스 감독도 한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황희찬을 꼽을 정도다.

황희찬은 빠르고 폭발적인 드리블과 예상치 못한 돌파력이 주무기다. 이 대회선 2도움으로 아직 골맛은 못봤지만 황희찬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면서 동료 공격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내주고 있다. 황희찬의 움직임 덕에 문창진과 권창훈은 나란히 세 골씩 뽑는 화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신태용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이 제대로 발휘될지 우려스럽다. 실제로 황희찬이 발목부상으로 빠진 요르단전 후반, 한국은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팀인 것처럼 경기 주도권을 내주는 등 맥없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가까스로 1-0 승리를 지켰다.

신태용 감독은 카타르전에 앞선 공식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상태에 대해 “전혀 이상이 없다. 4강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물음표는 남아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황희찬은 체력적이나 경기 감각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코칭스태프가 판단해 선발이나 교체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합류하지 못하는 상태로 볼 때, 지금으로선 선발 출전은 힘들어 보인다. 김현(제주)이나 진성욱(인천)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황희찬이 조커로 투입돼 공격력에 물꼬를 틔울지 관심이다. 마지막 관문을 남겨놓은 신태용 감독의 머리가 복잡한 이유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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