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기간제 교사 양모(36ㆍ여) 씨를 비롯한 여성 두 명에게 총 91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졸인 정 씨는 피해자들의 환심을 사고자 실제 존재하는 유명 사립대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의 이름과 경력을 사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또 2008년 부산지검 검사를 사칭해 사기를 친 혐의로 2년간 실형을 살았으며, 2013년에도 유명 국립대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라고 속여 2년3월의 실형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출소 2개월만에 또 다시 법조인을 사칭해 여성들의 환심을 산 것이다.
정 씨는 피해자 양 씨를 “과거 수임한 사건의 관련자가 학교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이사장에게 학교발전기금을 내면 정교사로 채용되도록 해주겠다”고 현혹해 5차례에 걸쳐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872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피해자에겐 결혼을 약속하며 카드값 230만원 등 총 400만원의 금품을 챙겼다.
정 씨의 사기행각은 딸의 말을 들은 양 씨의 어머니가 이후 포털사이트에서 정 씨의 이름을 검색하며 들통났다.
정 씨의 얼굴과 실제 정 씨가 사칭한 변호사의 얼굴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5일 양 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은 경찰은 수사 착수 16일만인 같은달 23일 정 씨를 서울 구로구의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정 씨의 범죄 관련 은닉자금을 밝혀 피해금 회수에 주력할 방침이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