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지카바이러스 비상] “2세 잘못될라”…출산도 연기
뉴스종합| 2016-02-03 09:11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가 동남아 등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2세를 계획 중인 신혼ㆍ예비부부들과 태교여행을 준비하던 예비맘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 일정 변경이나 취소는 물론 2세 계획까지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3일 각종 인터넷 카페에서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된 태국ㆍ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감염자 보고가 없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 사람들까지 자신이 떠날 여행지가 안전한지 문의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특히, ‘태교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임신부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집트 숲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바이러스는 감염 시 소두증 태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인 A(34ㆍ여) 씨는 “남편, 첫째 아이와 함께 떠날 태교여행지로 태국 방콕을 생각했지만 행선지를 일본 큐슈로 전면 수정했다”고 말했다. 첫째 아이를 임신 중이라는 B(33ㆍ여) 씨는 “여행을 계획 중인 괌은 아직 지카바이러스가 나오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를 취소하고 제주도를 다녀오기로 결정했다”며 “첫 아이다보니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라는 생각으로 더 조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비 부모들인 신혼부부들 역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동남아 여행을 피하는 모양새다.

오는 5월에 결혼하는 예비 신랑 C(33) 씨는 “예비 신부와 함께 이번달 말 싱가폴로 여행을 가려했지만, 인도네시아와 거리상 가까운 곳이란 불안감에 이를 취소했다. 대신 일본이나 대만 등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다”고 말했다. 다른 예비신랑 D(31) 씨도 “신혼여행지로 발리를 가기로 예정돼 있는데, 이를 변경해야 할 것 같다”며 “취소 수수료 등은 아깝긴 하지만 미래에 태어날 2세 건강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신 계획 변경까지도 고려한다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에 이과수 폭포를 보러 남미에 다녀왔는데 모기를 물린 기억은 정확히 없지만 이후에 아내가 통증을 호소해 찜찜하다”면서 “조만간 2세를 가질 계획이었는데 지카바이러스 때문에 괜찮을지 모르겠다”는 고민글을 올리기도 했고, “중남미나 태국에서는 2년간 피임하라는데 임신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등의 글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곧장 영향을 받는 곳은 바로 여행업계다. 동남아 지역은 일본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여행지 1~2위를 다퉈왔기 때문이다.

막바지 겨울 휴가철을 맞아 인천공항 출국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인천=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다만, 아직 여행 관련 업계에선 지카바이러스로 인한 취소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준은 아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 며칠간 하루 3~4건씩 동남아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로부터 취소 관련 문의 전화가 오는 정도며 아직 취소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문의 내용은 현지 상황에 대해 불안해 하거나 혹시나 있을 여행 취소 시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 등에 자세하게 문의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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