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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칼럼-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중년체력이 청년보다 좋은 시대
엔터테인먼트| 2016-02-03 11:45
동네 주위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건강한 중년들을 많이 만난다. 헬스클럽에서 근육질의 몸으로 무거운 벤치프레스를 들어올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러닝 머신에서 구슬땀을 연신 흘리며 근력과 지구력 쌓기에 여념이 없는 이도 있다. 대부분 40대 이상 중년들의 모습이다. 이들이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강인한 체력과 기력을 유지하며 건강한 중년의 삶을 누리는 이유는 평소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책임자인 성봉주 박사로부터 우리나라의 중년들이 청년들보다 체력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 주위의 모습으로 볼 때, 그럴 수 있겠다고 자평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춘들이 일자리와 결혼 등 사회적,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운동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점차 허약해져가고 있지나 않은가 해서다.

2015 국민체력실태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들의 체력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성인과 노인, 청년들의 체지방률,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체격과 체력을 측정했다. 조사결과 전체 연령대의 체격이 모두 커졌고, 노인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능인 전신지구력, 평형성, 하체근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년들은 체력과 체격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데 반해, 20대 청년들은 40대 이상에 비해 체력과 체격 향상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봉주 박사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 “중년들은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활체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체력을 향상시켜왔다”며 “하지만 청년들은 학업과 직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신체활동량이 줄어들고 운동을 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사회적 경쟁이 심화될수록 중년들과 청년들의 체력 수준은 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대에 따라 운동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필자가 20대 청년이던 1980년대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당시 ‘일’을 ‘운동’으로 여기며 좀 더 잘 살기 위해 청춘을 바쳤다. 운동 대신 일에 전념하느라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살림살이 형편이 좋아지고 여유가 생긴 40대 이후부터 건강에 신경을 쓰게됐다. 운동으로 체력과 기력을 유지하게된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의 노력으로 부족한 것 없이 성장한 지금의 20대 청춘들은 성공이나 물질적 풍요 등 세속적인 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건강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학업과 취업이 선대들에 비해 힘들어진 것도 운동에 시간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이유다.

체력적으로 세대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젊은 세대, 중년 세대 모두 건강한 삶을 유지해야한다. 젊은이들은 운동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중년들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 ‘체력은 국력’이 국민적 구호이던 시절이 있었다. 범국가적으로 건강을 위한 새로운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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