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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시 이미지 버릴라…샌프란시스코, 슈퍼볼 앞두고 노숙자들 쫒아내
뉴스종합| 2016-02-04 09:07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슈퍼볼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 노숙자들을 쫓아내고 있다. 세계 최대 IT 기업들이 몰려있는 부자 도시라는 이미지에 먹칠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는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이 개최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슈퍼볼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시는 해변가 부촌 주변에 살고 있는 노숙자 24명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샌프란시스코 컨벤션센터 인근에 거주하던 노숙자들은 소지품을 몰수당하고 쫓겨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숙자인 스태그(62)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우리를 가축처럼 쫓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해변가나 인기 관광지 등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라고 재촉하고 있다. 부인과 함께 노숙하던 애론(40)은 “경찰이 슈퍼볼이 끝나면 돌아와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슈퍼볼은 한사람 당 입장료가 4000달러(약 480만원)을 넘는 등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이벤트다. 전국에서 팬들이 몰리고 언론의 관심도 집중된다.

노숙자연합회 상임이사인 제니퍼 프리덴바흐는 “샌프란시스코시는 수많은 카메라들이 거리를 찍을 때 이 도시가 가난해보이지 않길 원하고 있다”며 노숙자 이주 정책을 비판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이주를 강요당한 노숙자들에게 노숙자 쉼터 이용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기 노숙자 쉼터의 경우 대기자가 이미 150명에 달하고 있어, 다른 노숙자들에게 불공평한 처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8번째로 노숙자가 많은 도시다. 2015년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는 6775명으로 추산된다. 이가운데 64%는 노숙자 쉼터 밖에서 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자의 숫자는 2005년 이후 7%가량 증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IT 붐으로 고액 연봉자들이 많이 생겨났고, 이에따라 집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로인해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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