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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재벌가 73년 동갑내기경기초교 21회 ‘인연’
뉴스종합| 2016-02-05 11:12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 ‘프래터니티’(Fraternity).

미국 명문대 남학생들의 사교클럽을 부르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재벌가 자제들의 프래터니티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된다. 같은 초ㆍ중ㆍ고에 다닌 이들은 졸업 후에도 사교클럽을 통해 서로 연대해,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서울 서대문구의 경기초등학교는 재계 2·3세들이 상당수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1965년 개교한 경기초는 리라ㆍ경복초와 함께 서울의 3대 명문 초등학교로 불린다. 특히 재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경기초 21회 졸업생(1986년 2월 졸업) 모임 이른바 ‘경기회’다. 재계 사교모임 중에는 신일고 졸업생 모임인 ‘신수회’나 서울고·중앙고 출신 경영인들의 모임인 ‘푸른회’ 등도 유명하지만, 경기초 21회 졸업생들이 주도하는 ‘경기회’의 경우에는 재벌 동창간의 결혼을 비롯해 최근 구성원들간의 상반된 인생 행보로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초 21회 졸업생 가운데 대표적인 재계 인물은 이서현(43)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이 사장의 오빠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도 경기초 16회 졸업생이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뉴욕의 명문 디자인학교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사장은 학창시절 늘 재벌가 자제들의 모임에 들 정도로 사교클럽을 중요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한 후 10년 넘게 패션부문에서 기획과 경영전략을 맡아왔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내외(왼쪽부터)와 장남 김지용-현대가 손녀 정유희 씨의 결혼식.

경기초 21회 졸업생 중에는 삼성가 손녀 외에도 현대가의 손녀 정유희(43) 씨도 있다. 정유희 씨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고 정몽필 전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사장의 차녀다. 정 씨는 경기초등학교 6학년 때 삼성가 이서현과 같은 반 친구였다. 이들은 당시 각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벌 현대ㆍ삼성가의 손녀였지만, 학교에선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학생회장 출신 정 씨는 다른 재벌가 자제들과 달리 학교버스를 타고 다녔으며, 소박한 옷차림으로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희 씨는 경기초 21회 동창인 김지용(43) 씨와 결혼해, 이 사장에 비해 비교적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

용평리조트 상무를 지낸 김지용 씨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3곳을 운영하는 태아산업의 최대주주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때 단짝처럼 붙어 다닌 두 사람은 김지용 씨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다 정 씨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재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은 3년 열애 끝에 1999년 결혼식을 올렸다.

1998년 8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세워진 태아산업은 충북 음성에 2곳, 여주 하행선에 1곳 등 3곳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씨의 모친은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다. 박문순 관장은 2007년 학력위조, 자금 횡령 등의 ‘신정아 사건’으로 퇴진했다가 2011년 관장으로 복귀했다. 박 관장은 신정아 사건 당시 성곡미술관 전시회 후원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식용유 브랜드 해표를 키운 기업으로 유명한 신동방그룹의 2세 신기준(43) 씨와 패션기업 신원그룹의 2세 박정빈(43) 부회장도 경기초 21회 졸업생. 신동방그룹 고 신명수 회장의 차남 신기준 씨는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다 2009년 농생명과학 벤처회사인 이그린글로벌을 세웠다. 이그린글로벌은 자체개발한 조직배양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 무병 씨감자를 생산, 미국과 중국 등에 공급하는 업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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