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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신용불량자 자활(自活) 보고서 ②] 신불자 전락 채무 주범은 카드>은행>대부업체 순
뉴스종합| 2016-02-11 10:41
빚을 낸 지 15~16개월 후 개인회생 신청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빚을 갚을 길이 없어 개인회생을 신청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그 동안 어디에서 돈을 빌려온 것일까? 오수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한 ‘개인회생절차 이용실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대다수는 카드사 및 은행, 그리고 대부업체들로 부터 돈을 빌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자의 83.02%는 카드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부터 카드빚을 졌다기 보단 다른 곳으로 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을 때 생계비를 위해 마지막으로 카드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은 은행(76.89%), 대부업체(67.45%)순이었다. 


그러나 금액별로 보면 은행(25.80%), 카드(12.27%), 개인(10.78%)순으로 나타났다. 건수가 많은 카드보다 은행에서 빌린 돈의 액수가 많다는 것은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는 한번에 빌릴때 많이 빌리지만, 카드등 제2금융권에서 생계를 위해 여러 번 조금씩 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무서, 국민건강보험 등 공공기관의 경우도 전체의 4.37%(금액기준 5.36%)를 차지했다. 반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대부업체인 ‘미확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경우는 전체의 1.55%(금액기준 0.95%)로 많지 않았다.

채무가 과중할 경우 채무자들은 다른 대부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빚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게 되는데 이 경우 카드, 은행, 금고, 사채,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미확인금융기관의 순서대로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순서는 이자가 높아지는 순서 및 신용등급이 낮은 채무자에게 대출해주는 순서와 비슷했다.

개인회생 신청자들은 중간값을 기준으로 할때 빚을 얻은지 약 15~16개월 후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의 질이 나빠지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는 데까지 대략 이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회생이 실시되는 경우 소득에서 생계비를 제외한 금액 전부를 변제에 사용하게 된다. 현재 법에 따르면 최저생계비(3인가족기준 135만9688원)의 1.5배의 금액을 생계비로 하게 돼 있지만 피부양자가 2~4명 있는 가정의 경우 1.42, 1.45배 정도만 인정돼 이들이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채무자들이 개인회생제도 이용을 기피하거나 소득ㆍ자산을 숨기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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