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사드 배치’에 뿔난 중ㆍ러, 한반도 주변서 무력시위
뉴스종합| 2016-02-11 10:50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중국과 러시아가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강한 유감표명에 있어 사드 배치 저지를 위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군구 공보처는 전날 “동부군구 소속군인 2000여 명이 10일부터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 있는 사격장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의 주요 과제는 기동ㆍ화력엄호ㆍ군용통신 훈련 등으로 구성됐고, T72-B3 탱크ㆍBMP-2 보병용 전차ㆍ로켓포ㆍ박격포 등 500여 대의 무기와 장비가 투입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신화통신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으로 “러시아 남부군구가 지난 8일부터 전시 대비 태세에 돌입하고 돌격(준비태세) 검열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남부군구는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주변 흑해와 중앙아시아 카스피해 지역을 담당한다.

이에 앞서 중국은 최근 창설된 전략 핵미사일 운용부대인 로켓군이 한반도와 인접한 동북지역 일대에서 미사일 운반차량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배치하고 ‘항모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전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잇달아 공개했다.

중국군은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연휴인 지난 8∼9일에도 제12집단군ㆍ제14집단군ㆍ로켓군ㆍ공군ㆍ전략지원부대 등을 동원해 쿤밍(昆明) 등지에서 전시 대비 연합 훈련을 했다.

앞서 러시아는 ‘사드’의 한국 배치 가능성에 대해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보국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논의가 지난달 북한의 핵실험과 지난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전제하면서 “북한이 선택한 로켓ㆍ핵분야 노선과 국제법 규정의 과시적 무시는 단호한 비난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으며 그것은 북한 스스로를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안보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동시에 “미국은 이 사건들을 자국의 전 지구적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전개 지역 확장을 위한 계기로 삼으려 한다”면서 한국으로의 사드 배치 시도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또 “미국 글로벌 MD 시스템 요소의 역내 배치는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하고 한반도 핵문제를 추가적으로 복잡하게 할 수 있다”면서 “넒은 지평에서 보자면 이같은 행보(사드 한국 배치)는 미국의 글로벌 MD 시스템이 국제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동북아 지역 모든 국가들의 안보 이익을 고려하는 포괄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사태 해결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러시아의 입장이 올바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주창해온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구축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외무부는 이어 “미국과 한국이 사태 전개가 초래할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합당한 결론을 내리길 기대한다”면서 러시아는 이러한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ㆍ군비통제 국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이 내려지면 역내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북한의 추가적 대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세계 전략 안정성을 해치고 국제 관계의 부정적 경향을 부추기는 미국 글로벌 MD 시스템에 참여하려는 것은 아주 슬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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