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등 설치 보행권 확보
문화 관광시설 연계 큰 효과
미국의 도시계획가이자 디자이너인 제프 스펙은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라는 책에서 얼마나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지를 척도로 나타낸 ‘보행친화성(Walkability)’이 그 도시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와 지역이 흥하는 가장 간단한고도 확실한 방법은 ‘걸어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울시는 자동차, 오토바이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쾌적하게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는 지난 1967년 10월 광화문 지하보도가 만들어지면서 사라졌지만 2004년 5월 서울광장이 만들어지면서 남북 방향 횡단보도가 2곳이 설치됐고 이어 사거리를 모두 연결하는 횡단보도가 완성됐다.
이로인해 세종로 사거리의 횡단보도 설치가 마무리되면서 경희궁~새문안길~종로~청계천까지 걸어서 오갈 수 있게 됐다. 차량에 우선권을 내줬던 도심의 도로도 보행자 중심으로 바뀐 셈이다.
청계천 역시 차가 주인인 길을 사람이 모이고 쉬어가는 공간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는 마음놓고 걸을 수 있는 보행전용거리를 운영하고 ‘걷ㆍ자 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보행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이와함께 세종대로, 덕수궁길, 청계천로 등에서 지역별 실정에 맞게 시간제, 전일제 등 유형별 보행전용거리를 운영했다.
특히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는 지역상인,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조성부터 행사 기획, 운영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해 서울의 대표적인 시민소통 공간의 본보기가 됐고 사람 중심의 교통문화와 보행권에 대한 시민의식 확산에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서북 역사문화지구 등 보행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대상으로 블록 단위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시행했으며, 구로구 경인로15길 등에 폭 10m 이내 주택가 이면도로에다 보행자가 보호받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걷고 싶고,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사업과 정책이 더 활성화되어 빠른 속도에 지쳐버린 도시인들이 여유를 느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며 “보행벨트가 완성되면서 도심 보행환경이 개선되고 다양한 문화시설과 도심 관광명소를 한걸음에 둘러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