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폭풍, 스피노자(손기태 지음,글항아리)=랍비가 되려다 무신론자가 된 스피노자는 ‘고독과 은둔의 철학자’로 불린다. 이단으로 파문당하고 광신도에 의해 습격을 당하는 등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그는 오히려 자유의 삶으로 나아갔다. 저자는 스피노자의 인간과 신, 자연에 대한 탐색과 사색의 긴 여정을 묵묵히 따라가며 스피노자 읽기를 시도한다. 스피노자의 목표는 인간의 참된 행복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유한한 인간은 영원한 존재인 신을 사랑함으로써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신은 인격적 신이 아니다. 자연만물을 있게 한 원인인 동시에 자연만물로 이루어진 존재,스스로 존재하는 신이다. 이는 뿌리깊은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난다. 스피노자는 모든 사물은 최대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존재 유지에 이득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고 봤다. 이는 인간의 욕망과 연결된다. 욕망은 존재하려는 능력인 것이다. 인간의 실존방식을 결정하는 인간의 감정, 정서의 능동과 수동, 타인과의 관계, 이상적인 종교와 사회 등 저자는 스피노자의 방대한 사유의 폭과 낯선 개념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 자유의 사상가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에 대한 긍정의 힘에 귀기울이게 한다.
▶반기성 교수의 기후와 환경 토크토크(반기성 지음, 프리스마)=최근 북극발 최강한파를 경험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이높아지고 있다.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어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날씨전문가인 저자는 영화 속 얘기가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책에서 그동안 날씨와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하고, 전 세계에서 어떤 기후재해들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기후변화를 지켜보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지 제시한다. 2014년 요코하마에서 채택된 IPCC의 보고서는 기온이 2℃ 높아질 경우 홍수가 급증,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고 가뭄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며 식량생산 감소, 생물 멸종 등이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고한다. 저자는 한국의 최근의 기후변화에 오히려 역행하는 행태를 지적한다. 현재 운영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53기로 앞으로 24기를 더 지을 예정이다. 수력,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거부와 경제성 등의 이유로 미래를 담보해서는 안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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