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리버스 로테이션③]‘안전자산’ 엔화에 베팅하는 글로벌 큰손들
뉴스종합| 2016-02-15 11:56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연초부터 이어진 전 세계적인 증시불안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화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향후 약세장을 바라보며 미리 엔화에 투자하라는 투자권고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에게 유로화나 한국 원화 대신 엔화를 사도록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지역 부유층 자산 2억5000만달러를 관리하고 있는 스탬포드매니지먼트는 고객들에게 이달 말까지 달러대비 엔화 환율이 110엔까지 하락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블룸버그는 엔화가 올해 주요 31개국 통화대비 실적이 좋았다며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예하 KR선물 연구원 역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엔화약세를 유지하는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쿤하우헝 크레디트스위스 싱가포르 PB및 자산관리(WM) 외환수석전략가는 “모든 것이 추가 엔화 강세를 가리키고 있다”며 “BOJ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에 대해 시장을 납득시키려면 더 많은 일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엔화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양하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맞물려 BOJ의 마이너스 금리 실효성에 대한 불신이 일본 금융시장 전반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엔화 강세 및 증시 하락세가 그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의 엔화 강세를 단순히 안전자산 선호로만 설명하기에는, 그간의 ‘엔화 매도 일본증시 매수’에 투자됐던 자금의 이탈이 과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엔화강세는 금융시장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위험인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의 엔화강세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강세국면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경우 엔화강세로 환율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엔화 강세가 위험성 투자자산 성과에는 불리하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의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지 않는다면 환율 효과의 지속성은 짧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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