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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의 날 ①] 유전병?…발병 원인 모른다
라이프| 2016-02-15 15:27
- 완치율 70~80%…조기 징후 시 바로 치료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2월 15일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다. 소아암은 소아에게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크게 혈액암과 고형종양으로 나뉜다. 혈액암은 몸속 혈액세포에 암이 생겨 증식하는 질환으로, 백혈병이 여기에 포함된다. 고형종양은 몸속 세포 중 일부가 악성 변화를 일으켜 몸속에 덩어리를 만드는 질환이다.

고형종양은 생기는 위치나 조직의 형태, 특성에 따라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소아에게 흔히 발견되는 고형종양에는 뇌종양, 신경모세포종, 윌름스종양, 망막모세포종, 간모세포종, 골육종, 연부조직육종 등이 있다.

소아암 종류별 발생 빈도. (출처 한국백혈병소아안협회)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따르면 소아암은 국내 매년 1000~1200여명이 새로 진단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는 비슷하며, 소아 10만 명당 매년 약 16명이 발생한다. 또 연령에 따라 흔히 발생하는 종양의 빈도가 다르다. 전체적으로 급성백혈병이 소아암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이 뇌종양이다. 

발병은 5세 미만의 소아와 청소년기에서 정점을 보인다. 1세 미만에서 잘 발생하는 종양은 신경모세포종, 윌름스종양, 망막모세포종 등이며, 2~5세 사이에서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신경아교종 등이다. 청소년기에는 골종양, 연부조직육종, 호지킨병, 생식세포종양 등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소아암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2014년 소아암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15~17세로, 2010년보다 진료 인원이 30.2%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전병? 현재까지 발병 원인 불명=소아암은 현재까지 발생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방사선에 노출이 많거나 특정한 약물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또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감염(Epstein-Barr 바이러스,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등)이 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인에게 생기는 암과 비교할 때, 소아암은 비교적 환경적 요인의 역할이 크지 않다. 환경적 요인과 관련돼 발병하는 것은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소아암 발병에 있어 유전적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다운증후군이나 누난(Noonan)증후군 등 유전적으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소인이 증가돼 있는 유전질환들이 있고, 이 질환에서는 종양의 발생 빈도가 높다. 또 RB1 유전자, NF1 유전자 등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있다면 특정 암의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전적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은 백혈병의 가족력이 없고, 백혈병 환자의 자손에서 백혈병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증거 역시 현재까지는 없다.

▶항암 치료 중 감염 관리 중요=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면역력이 감소되고, 피부나 입안 점막 등 물리적 방어장벽이 손상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병원균으로 작용하지 않는 정상세균총이나 병독력이 낮은 원인체에 의해서도 심각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세균, 바이러스, 진균 감염, 원충동물에 의한 감염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

감염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손씻기’다. 환자 자신도 항상 손을 잘 씻어야 하지만, 환자를 방문하는 사람도 반드시 손을 올바른 방법으로 씻은 후 출입해야 한다. 깨끗한 방에 혼자 있을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단,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공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병실에 입원해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이 많이 드나들수록 세균과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도 높아진다.

변비가 생기면 배변 시 항문에 열상이 생길 수 있으며, 그 상처를 통해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적당한 식사량을 유지해야 한다. 또 필요시에는 대변 연화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강은 항암 치료로 인한 합병증으로 점막염이나 궤양 등이 잘 생기며, 이를 통해 전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해 양치질을 자주 하는 등 치료 중에 구강 관리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율 높일 수 있어=소아암은 종류가 매우 다양해 일률적으로 완치율을 얘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아암의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돼 대부분의 소아암의 생존율이 70~80퍼센트 이상이다. 특히 소아림프모구백혈병은 치료 성적이 매우 좋아 완치율이 80~90퍼센트에 이른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역시 약 70퍼센트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조경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원은 “소아는 검진의 기회가 없어 조기에 발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소아암은 성장이 빠르고 조직이나 장기의 심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며 “그러나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율을 높일 수 있으므로 아이의 건강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소아암의 일반적인 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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