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집계 기준 베조스의 개인자산은 455억달러(54조9600억원)를 찍었다. 연초 대비 142억달러(17조1500억원) 줄어 세계 200대 억만장자 가운데 감소규모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자산의 23.8%가 2개월 새 사라졌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주ㆍCEO [출처=게티이미지] |
작년 1년 간 그의 곳간은 쉴 틈 없이 불어났다. 12월 중순까지 295억달러(35조6000억원)가 늘었다. 이 때 베조스는 584억달러를 갖고 있었다. 연말엔 597억달러까지 늘어 600억달러에 육박했다.
극적인 자산증식으로 세계 주요 매체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베조스가 단기간에 천문학적 손실을 입은 이유는 간단하다. 베조스 개인 자산 98%이상(420억달러)을 차지하는 아마존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빠져서다.
작년 12월 29일 아마존 주가는 주당 694달러(나스닥 종가기준)를 찍었다. 최근 3개월 간 최고치였다. 2015년 초 308달러에 비해 2.3배가량 오른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빠지기 시작한 아마존 주가는 특히 1월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거의 매일 내려갔다. 12일 종가는 507달러를 찍었다. 연말 고점의 73% 수준이다.
아마존 주가를 발목잡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실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숫자’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5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가까이 뛰었다. 주당 순이익도 1달러로 갑절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와 톰슨로이터 등이 내놓은 투자자 전망엔 못 미쳤다. 아마존의 실적은 작년 1∼3분기 내내 분석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이번엔 컨센서스가 너무 앞서나갔던 것.
물론 당분간 아마존의 실적이 승승장구(?)할 경우 베조스의 개인자산은 조만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이 2014년 출시한 스마트폰 ‘파이어(Fire)’. 이 이름의 일반적 의미는 ‘불’ 등이지만, ‘해고하다’는 뜻도 지닌 단어다. 지난해 이 회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 근로조건 논란과 이 ‘Fire’가 미묘하게 겹쳐보인다. 결국 이 스마트폰은 마케팅 부진 끝에 작년 9월 판매가 중단됐다. [출처=게티이미지] |
그러나 더 먼 미래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돈 문제’가 아닌 분야에서 아마존과 CEO 베조스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sㆍ이하 HBR)집계에 따르면 베조스의 ‘비(非)재무적 경영성과’는 세계 주요기업 CEO 907명 중 828위에 그쳤다. 거의 꼴찌 수준이다. HBR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기준으로 포함한 비 재무적 성과 기준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ㆍ 경영관리방식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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