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계파갈등 與, 입 다문 김무성에 ‘황진하 vs 김태호’ 대리전(戰)
뉴스종합| 2016-02-22 10:29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늘도 입을 꾹 다물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는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침묵했다.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끝끝내 입을 열지 않다가 서청원 최고위원과 ‘일전(一戰)’을 벌이고 자리를 박찼던 그다.

자신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진 중인 ‘국민 공천’에 자꾸만 자의적(혹은 친박ㆍ親朴 식) 해석을 덧붙이려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묵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날 모두발언을 하지 않은 채 마이크를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넘겼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처럼 김 대표가 말을 아끼자 이번에는 그의 대표적 측근으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대신 ‘썰전’에 참전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상향식 공천은 누구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의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고위, 의총 승인을을 받은 사항”이라며 “그런데 상향식 공천의 기본 정신을 흐트러뜨리고 ‘과거식 물갈이’나 ‘밀어붙이기식 100% 국민여론조사’ 등을 언급하면 당에 분란이 크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19대 국회) 현역의원 대다수를 물갈이 해야한다’, ‘후보자 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무조건 100% 국민여론조사 경선을 진행하겠다’고 요구하는 친박계와 이 위원장의 주장을 사실상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대표와 황 사무총장을 위시한 비박(非朴)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친박계에서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출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후보자 자격심사 등 모든 공천일정을 잠시 접고 당 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공관위원장과 부위원장, 자격심사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긴급 8인 회동’ 을 제안한다” 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긴급 8인 회동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우선추천지역 문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 문재 등에 대한 일치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김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룰도 일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와 면접을 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습느냐”며 “이렇게 가다가는 총선이 어렵다. 국민이 당을 우습게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 최고위와 공관위가 대부분 친박계 인물들로 채워진 것을 감안하면, 김 최고위원의 이런 제안은 사실상 ‘편파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원유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당원 총의를 모은 공천룰에 따라 평등하고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좋은 후보를 고를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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