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무차별 확산되는 일본의 역사왜곡] 게임에 웹툰에…SNS탄 日 역사왜곡
뉴스종합| 2016-02-26 11:27
만화등 통해 제국주의 정당화
잘못된 정보에 진실망각 우려


일본 역사수정주의의 산물들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 국가 간 콘텐츠 산업의 경계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일본 게임 개발팀 ‘팀 다케시마’(Team Takeshima)가 공개한 ‘다케시마 탈환’(竹島だっか-ん!) 게임이 한국의 공분을 샀다. 독도를 둘러싼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낸 게임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 출시된 ‘현대대전략2002’는 ‘다케시마 정복작전’을 포함한 일본 자위대의 침략전쟁을 다루고 있다. ‘현대대전략 2005’도 마찬가지다.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미소녀를 활용해 2차 대전 당시 일본 함대와 군무기에 대해 알리는 ‘걸즈앤판처’(Girls and Panzer)와 ‘칸코레’, 게임 상 함대에 자신이 탄 전투기를 몰아 ‘자살’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가미카제(神風) 특공대’ 등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심지어 드라마 속에서도 역사왜곡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난민 폄하 일러스트로 국제적인 비난을 산 극우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蓮見都志子)가 출시한 ‘그래, 난민하자’ 일러스트 집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폄하하는 그림까지 포함돼있다. 그림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인 매춘부였고,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거짓증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을 ‘패전국’ 혹은 ‘패배자’로 지칭하며 ‘희생자로 미화한 드라마, ’남극대륙‘과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한 영화로는 ‘남자들의 야마토’, ‘망국의 이지스’ 등이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만화에 공공연하게 등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하나의 미술품 디자인 대접을 받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뉴욕 지하철에 ‘나치 독일’과 ‘일본 군국주의’를 연상시키는 광고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중단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패션브랜드 자라(Zara)는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악몽을 연상시키는 ‘다윗의 별’ 모양을 티셔츠에 붙였다가 비판을 받고 판매를 중단했다.

‘가학적 역사’의 상징인 나치 문양은 예술계에서도 금기 시 되는 것과는 달리, 욱일승천기는 일본 올림픽선수들의 유니폼에서부터 한국인들의 의상 디자인에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원피스’에도 수 차례 욱일기가 등장하지만 욱일승천기가 등장하는 것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드물다.문화산업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제국주의를 정당화하거나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는 문화 콘텐츠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정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엔 일본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의 ‘쿨재팬’ 전략이 숨어 있다. ‘쿨재팬’은 2010년부터 추진된 일본의 문화홍보수출 산업으로, 연간 300~500억 엔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게임 ‘다케시마 탈환’의 개발자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반일교육 단체인 반크(Vank)가 있지만 일본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으로 다케시마의 실상을 전하는 것이 쿨재팬 전략”고 말했다. 그는 또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다케시마 지식을 게임을 통해 익히기를 바란다”며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된 게임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다케시마 탈환’과 ‘칸코레’의 유통채널인 카도카와 게임즈는 올해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으로부터 총 사업비 10억 엔 중 4.5억 엔의 지원금을 각출받는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4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서술이 담긴 출판사 마나비샤((學び舍)에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을 경우 불합격시킨다는 통지를 내렸다. 의견서에는 ‘정부와 통일된 입장을 견지하라’는 권고가 명시돼 있었다.

지난 1920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은 ‘쎄쎄쎄’와 ‘고무줄놀이’ 등 다양한 놀이문화로 한국을 ‘신민화’하려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이 역사 미화ㆍ왜곡 콘텐츠 양산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문화를 통해 일종의 망각을 조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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