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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축구 “함께 리우올림픽 가자”
엔터테인먼트| 2016-02-28 14:23
[헤럴드경제] “함께 리우올림픽 갑시다”.

남북관계가 극도의 경색국면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지난 28일 남북 여자축구 감독팀이 대결에 앞서 상대팀을 향한 덕담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일본 오사카의 아고라 리젠시 호텔에서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최종예선 풀리그 1차전을 앞두고 열린 남북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의 윤덕여 감독과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서로 건투를 빌어주는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시종 상대팀을 향한 덕담을 쏟아내 남북관계가 스포츠를 시작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부한의 성적을 살펴보며 북한은 세계랭킹 6위의 강호다. 세계 랭킹 18위의 한국은 북한에 역대 전적에서 1승1무14패로 밀리고 있고, 최근 9연패를 당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북한에 밀리지만 윤덕여호 태극낭자들은 그동안 북한과 맞붙으며 키운 ‘맷집’의 내공을 살려 이번에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29일 1차 예선전을 앞두고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한국의 윤덕여 감독(왼쪽)과 북한의 김광민 감독이 환한 미소와 함께 선전을 다짐했다.

최근 남북 분위기를 보면 이번 경기를 앞둔 남북 대표팀의 감독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정치와 스포츠 별개’라는 의미에서 남북 사령탑들은 2장밖에 없는 브라질 우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남북 낭자’들이 거머줘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은 “북쪽과 남쪽 선수들 모두 그동안 준비를 잘해온 만큼 경기에 나가서 좋은 결과를 따내야 한다”며 “선수들 모두 능력만 잘 발휘하면 모두 본선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덕여 감독도 “첫 상대인 북한은 아주 강하다. 상대전적에서 우리가 안 좋지만 이번에는 최상의 결과물을 가져오겠다”며 “북한 선수들도 그동안 많은 훈련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왔다. 남과 북이 함께 올림픽 본선에 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윤덕여 감독과 김광민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남북의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사이다. 두 감독은 1990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린 남북통일축구 당시 선수로서 처음대결했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은 나란히 태극기와 인공기를 달고 그라운드에서 맞섰고,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뒤 국제무대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치며 친구사이가 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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