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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마성의 매력 '시그널',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엔터테인먼트| 2016-02-29 07:05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tvN 드라마 '시그널'이 '연기, 스토리, 연출'의 환상적인 3중주로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최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그널'은 케이블과 종편 채널을 통틀어 12회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전작 '응답하라 1988'의 후유증을 단숨에 잊게만든 '시그널'은 어떤 마성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걸까.


#스크린 스타들의 명품 연기 향연


-이미 대한민국 여자 탑으로 입증된 배우 김혜수

극중 15년 차 베테랑 경력을 지닌 카리스마 형사 차수현 역을 맡게 된 배우 김혜수는 ‘시그널’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혜수는 유일하게 극중 과거에 활약한 강력계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과 현재 장기 미제 전담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 분), 두 사람과 모두 호흡해야하는 중심인물이다.

그는 20대의 풋풋한 신입 여경의 모습에서부터 베테랑 형사로 화려한 액션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느가 하면, 핑크색 파자마를 입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등 친근한 면모를 보이기도 해 다양한 연기 변신의 폭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명품조연'에서 '명품주연'으로 거듭난 배우 조진웅

배우 조진웅은 영화 '명량', '암살' 등 천만 관객을 기록한 배우답게 '시그널'에서 깊이 있는 감정연기는 물론, 극의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품은 중추적인 인물로서의 활약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치고 있다.

조진웅은 ‘세상에 묻어도 될 범죄는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한 번 파헤친 사건에는 무조건 직진 뿐인 우직한 형사 이재한을 완벽히 그려냈다.

그는 1989년부터 11년에 걸친 인물의 모습을 그려야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어수룩한 신참 순경 시절을 거쳐 열혈형사가 되기까지 과정을 잘 표현했다. 특히 그는 사건 앞에서는 냉철하면서도 여자 앞에서는 순수한 청년으로 돌변하는 모습 등 다채로운 모습을 통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이 스크린에서 이미 우리나라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입증된 김혜수, 조진웅의 연기력은 감히 논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스크린에서만 뿜어져 나오는 줄 알았던 강렬한 아우라가 드라마에서도 톡톡 튀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표정과 대사 한마디만으로도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며 '시그널'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사건을 다루며 현실감을 더한 '시그널'


'시그널'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대입해 잊혀지고 있는 미제 사건들과 다른 이들이 누명을 쓴 사건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자 만들었다.

그동안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는 실제와 똑같이 사건 해결을 못해서 찝찝함과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그널'은 실제 사건과 조금 다르게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아쉬움을 덜 수 있다.

1, 2화는 '김윤정 유괴사건'(실제: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사건)이 다루어져 극중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나 죄값을 물을 수 없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건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임산부 여성이 범인이로 밝혀진 사건이다.

3, 4화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극중 조진웅의 첫사랑이 희생됐다. 실제 이 사건은 국내 장기 미제사건 중 가장 유명한 사건으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됐으며 당시 과학수사가 발달되지 않아 미제로 남고 공소시효도 지나버린 사건으로 충격을 안겼다.

5, 6, 7, 8화는 '대도사건'(실제: 조세형 사건)과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다루어져 범인이 고위 권력들의 금품을 노리면서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사건으로, 현대판 홍길동 사건으로 불린다.

9, 10화는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실제: 신정돈 사건)으로 극중 김혜수가 피해자로 등장한다. 이 사건은 실제로 '법최면'(사건이 있었던 때로 돌아가 기억을 되살려 진술하는 방법)이 수사에 반영됬지만 결국 미제 사건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11, 12화는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실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그려졌다. 실제로 한 여고생이 대다수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그 가해자들이 지방 유지들의 자식이라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다.

이같이 '시그널'은 실제 사건에 새로운 소스를 부여하면서 극에 현실감을 더해 극적인 재미와 경각심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미제 사건을 중심으로 그려져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사건이 해결됐으면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냈다.


# '시그널' 제작진의 섬세한 연출과 기술력


‘시그널’은 기술적 디테일을 잘 살려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연출과 영상미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는 자신만의 연출 방식을 고집해 섬세한 연출로 극찬받고 있는 김원석 감독이 참여했다.

김원석 감독은 '시그널'에서 기존의 수사물과는 차별화된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휴머니즘의 요소'를 적절히 배치했다. 특히 그는 극중 과거 장면을 촬영할 때 시제 구분을 위해 ‘아나모픽’ 촬영 기술로 색감과 화면 비율을 구현해내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선사했다.

빛바랜 색감과 길쭉한 느낌의 구현이 섬세한 김원석 감독의 연출 센스는 '시그널'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들과 과거의 형사가 낡은 무전기로 교감을 나누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의 드라마로,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미생', ‘성균관 스캔들’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아 온 작품이다. 현재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그널'이 단 4회만을 남기고 어떤 반전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슈팀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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