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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nsight] 체코에 부는 중국발 황사 머니 - 박정현 KORTRA 프라하무역관 차장
뉴스종합| 2016-02-29 11:08
체코를 향한 중국의 러브콜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과 서유럽을 잇는 중동부 유럽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가는 중이다. 2012년부터 중동부 유럽 16개국과 16+1 정상회의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체코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2015년 기준 중국의 대(對) 체코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무려 24%가 늘어난 117억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도 기존 완구, 가구, 의류 등의 일반소비재 외에 기계류 및 발전기자재 등 자본재가 크게 늘어났다. 중국의 대 체코 투자 및 M&A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말부터 2015년 9월까지 중국의 대 체코 직접투자는 약 1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했다.

중국의 10대 민간 기업인 중국화신(中國華信ㆍCEFC)의 체코기업 인수 행보는 더욱 예사롭지 않다. 동 기업은 2015년 9월 체코 최초 축구클럽인 SK 슬라비아 프라하, 체코 5대 맥주 양조장 PLG(Pivovary Lobkowicz Group), 저가 항공사인 Travel Service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중국은행 역시 2015년 말 최초로 체코에 지점을 개설해 중국기업을 위한 자금 대출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공격적인 진출 행보는 서유럽과 동유럽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체코를 전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자 하는 이유가 커 보인다. 특히, 중국기업은 체코의 유서 깊은 건물과 체코인들이 가장 즐기는 맥주, 축구와 관련된 자산을 인수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교역과 투자 부문 이외에도 일반 대중 부분에까지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체코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물밀 듯이 몰려오고 있다. 2015년, 체코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35% 증가한 28만5000명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으로 양국 간 직항 노선도 연이어 개설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하이난항공이 베이징과 프라하를 잇는 직항 노선을 운영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중국동방항공도 프라하-상하이 직항노선 연결을 추진중이다.

체코 정부 또한 중국의 경제협력 움직임에 화답하고 있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2015년 9월 서방 국가 정상 중에서는 유일하게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가해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보후슬라프 소보트카(Bohuslav Sobotka) 체코 총리도 작년 11월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16+1 회의에 참가해 체코가 중국의 유럽진출을 위한 허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양국 정상회담을 통하여 중국 정상의 체코 방문도 논의되어 오늘 3월 말경에는 시진핑 주석이 체코를 방문, 양국 간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과연 이번에는 중국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발주될 원전이나 공항철도, 도로공사 등은 우리에게도 주된 관심사이므로 체코 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등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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