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데이터랩] 모든 등기이사직 사퇴 이재현…CJ 미래는…
뉴스종합| 2016-03-03 11:20
CJ그룹,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 책임경영…
李회장 공백메울 투자동력 회복 숙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2일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모든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CJ그룹은 이제 ‘오너 선장’ 없이 항해를 해야 한다.

CJ그룹은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을 강화해 총수의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이사회에서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현 회장 대신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과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 총괄부사장을 각각 사내 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CJ E&MㆍCJ오쇼핑ㆍCJ CGV, 2015년 CJ대한통운ㆍ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던 7개 사 중 마지막 남은 두 곳이었다. 


CJ그룹 측은 “이재현 회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할 때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임기만료 시점에 맞춰 자연스레 사임한 것”이라며 “앞으로 건강을 추스르는데 집중하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CJ그룹의 지주회사격인 CJ주식회사와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체제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선장의 공백을 공식화한 상태에서 CJ그룹의 ‘키’를 누가 넘겨받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CJ그룹은 그 동안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맡아온 5인 경영위원회를 필두로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33개월이라는 ‘오너’ 공백 기간 동안 제작동을 하지 못했던 그룹의 시계가 언제쯤 정상적으로 돌아갈지 미지수다. 지난 2013년부터 주요 계열사는 오너 공백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왔으나 투자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CJ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걸음을 조금씩 내딛고 있다. 지난 1월 CJ그룹은 3800억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택배터미널 건설 발표했고, CJ제일제당은 중국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梅花生物) 인수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CGV도 터키 최대 영화관 체인 인수와 신흥국 영화 시장 신규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선장이 없는 ‘CJ호’가 출항했다. 이제 CJ의 숙제는 ‘공격적 승부사’라 불렸던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울 만한 ‘투자동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3년의 공백기를 깬 CJ의 미래투자는 이제 시작단계로 보인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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