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무성(無聲)된 '무대'...친박과 격돌 준비중(?)
뉴스종합| 2016-03-04 09:27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오늘(4일)까지 꼭 보름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의원과 격돌,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흐른 시간이다. 김 대표는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우선추천지역 확대’ 방침을 두고 친박(親朴)계 좌장인 서 의원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각각 ‘전략공천’과 ‘국민공천’을 앞세운 친박, 비박(非朴)계의 전면전 시작이다.

그로부터 달이 한 번 차오를 동안 김 대표는 작정한 듯 ‘묵언 수행’에 들어갔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수요일에 열리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그는 공개발언을 거부했다. 청와대가 ‘물갈이’ 대상 현역 의원 40여명의 명단을 김 대표에게 건넸다는 ‘살생부 파문’이 일자 “그런 바 없다”고 짤막하게 선을 그었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다시 입을 닫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굳게 입을 다물고 생각에 빠져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문제는 이르면 5일, 늦어도 10일 앞으로 다가온 당내 경선을 둘러싸고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3일에는 공관위가 공천 신청자 자격심사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문건이 유포되기도 했다. 총 66개 선거구의 예비후보 지지도가 기록된 이 문건에서는 친박계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이를 두고 친박계는 국민공천의 빈약함을, 비박계는 전략공천의 불공정함을 지적하는 모양새다. 경선 방식과 공천 부적격자 선정을 둘러싼 내홍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정치권과 유권자의 시선이 모이는 곳은 다시 김 대표의 ‘입’이다. 그의 침묵이 ‘자신감’의 표현인지, 아니면 ‘답답함’의 발현인지를 알아야 향후 새누리당 계파갈등의 향방을 점칠 수 있다. 김 대표는 일단 수많은 장애물에도 불구,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국민공천을 관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내주 이후로 예정된 ‘합ㆍ분구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이 계파갈등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관위는 향후 사흘간 선거구가 조정된 지역에서 추가 예비후보자 공모를 받고, 자격심사와 면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면접 자리에는 김 대표뿐 아니라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도 참석한다. 각 계파와 공관위 수장이 사실상 첫 삼자대면을 하는 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앞선 면접에서 ‘당의 선거 승리 기여 방안’, ‘후보간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주로 나왔음을 감안하면, 이 위원장과 김 대표 각자의 공천방침을 둘러싼 격론이 오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esyep@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