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동빈 압승…신동주의 ‘이변’은 없었다
뉴스종합| 2016-03-06 18:27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8개월간의 지리한 싸움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인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된 반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이번 주총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는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월 17일 주총때도 표대결에서 완승한 데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의 27.8%의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파격적인 ‘물량 공세’를 내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종업원지주회에 이번 주총에서 승리하면 “롯데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수 있게 해주겠다”면서 “사재 1조원도 출연해 일본 롯데그룹 사내 복지기금을 조성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러한 물량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패배하면 어려워진다는 절박한 인식으로 배수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주총 결과에 대해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다”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 주주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종업원 지주회 회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반한 공정한 의결권이 행사되고 회원들의 이익이 실현될 수 있도록 종업원 지주회 이사장, 이사진 및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에게 계속 촉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의 판단을 종합해 대표인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을 통해 이날 주총에 의사를 전달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본인의 이익에 따라 종업원지주회의 움직임이나 자율성에 대해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이 확고한 지지를 보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해보이지만 앞으로 남은 변수가 있다. 바로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리 정도이다.

성년후견인 심리에서 94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이 후계자라는 주장의 진의를 입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소송들도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의(신격호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 호텔롯데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등 한일 양국에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개별 소송의 승패가 롯데그룹의 현 경영구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의 연이은 패배로 국면 전환에 실패한 데 이어 성년후견인 심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 이상이 확인되면 사실상 경영권 회복의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