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규업체 “죽으란 소리”vs탈락업체 “회생기회”
뉴스종합| 2016-03-08 11:02
정부가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이달 내 발표하기로 하면서 신규 특허 완화에 면세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김낙회 관세청장과 서울 시내면세점 8개 사업자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특허수 확대를 포함한 면세점 제도 개선 방향이 논의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허기간 연장, 특허수수료 인상과 함께 논란의 여지가 있는 ‘특허수 확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면세점 확대 방침에 대해 최근 새로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63, SM면세점 서울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해야 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기사회생을 기대하고 있다.
▶다시 특허수 확대 유턴?…“우리보고 죽으란 소린가”=김낙회 관세청장은 지난 4일 서울 시내면세점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허수 확대’를 언급했다. 이날 신규 면세점 사업 대표자들은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신규 특허 추가와 특허기간 연장 등을 담을 ‘면세제도 개선안’을 당초보다 3~4개월 앞당긴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어서 신규 면세점과 탈락한 면세점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현재 영업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신라면세점, 워커힐 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63, 동화면세점, SM면세점 서울점 등 총 9곳이다.
새로 문을 연 면세점과 문을 열 면세점들은 매출 걱정과 함께 명품브랜드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평균 매출은 신라아이파크점이 1억2500만원, 갤러리아면세점63은 1억75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신규면세점 입장으로선 면세점 확대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면세점 확대 방안은 롯데면세점 원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구제책으로 보인다”며 “이들 업체가 다시 시장에 나오면 신규 면세점은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9년 29곳의 시내면세점이 면세점 과잉공급으로 휘청거리다가 1990년대 이후 시내면세점이 3분의 1가량만 살아남아 남은 것으로 안다”며 “그 때의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허수 확대…희망의 빛 보인다=반면 면세점 특허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부의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사업권을 잃고 ‘시한부 영업’을 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희망의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오는 6월께 문을 닫을 예정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면세점 수성이 실패한 후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렸다.
2014년 48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작년에는 6112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일 매출은 평균 2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도 문을 열 경우 8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게 되면 서울 강남권 면세점은 코엑스점만 남게 된다”며 “신규 특허가 주어진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넓힐 수 있도록 지역간 배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점 등 다른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와 달리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 폐점으로 면세 사업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탈락 후 기존 인력과 공간 활용에 대해 어려움을 겪어 왔고, 신규 사업자인 두산면세점과 인력, 창고 등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하지만 신규특허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SK네트웍스도 면세사업 철수에서 다시 ‘유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서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을 놓고 유치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팡질팡’ 정부 정책으로 인해 더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