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김무성ㆍ안철수 입을 닫았다…왜?
뉴스종합| 2016-03-09 13:36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당 안팎에서 수모를 겪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모두 현안에 대해 입을 굳게 닫았다. 공교롭다. 당 내외 인사들로부터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듣고 있는 것도 같은 두 사람이 같은 처지다. 김무성 대표는 당내 비공개 회의 말고는 대외 창구로는 발언을 일절 삼가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야권 현안인 통합과 연대 논쟁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자신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담은 윤상현 의원의 막말통화 녹취록이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는 “한마디 할 것”이라는 소문이 국회에서 떠돌았으나 끝내 취재진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상적인 ‘모두발언’도 폐했고,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상대로 한 ‘백브리핑’도 없었다. 모두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지난 2월 18일 이후 20일째다.

‘살생부 논란’으로 사과를 한 이후 김무성 대표의 침묵은 일단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친박 진영에 한 수 꺾인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당내 당권투쟁과 계파전에서 친박 진영에 대해 마땅한 반격카드가 없다는 얘기도 팽배했다. 공관위의 경선지역 1차 발표가 김무성 대표의 이견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의 무사통과한 것을 두고서는이러한 해석에 더욱 힘이 실렸다. 반면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사실상 상향식 공천 원칙을 위배하는 전략공천을 거침없이 밀어부쳤다.

하지만 9일 ‘침묵’의 의미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의 ‘실수’는 김무성 대표와 비박 진영엔 반격의 호기임이 분명하지만, 당장 전면 응수하기보다는 일단 쥐어 놓고 큰 그림으로 친박 진영과 공관위를 압박해 가는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풀이다.

안철수 의원은 9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야권통합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이야기를 앞세워 경제 관련 발언만 했다. 정치권의 예상대로 이날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은 각각 야권통합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내세운 것과는 딴판이었다. 전날에는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이 또 다시 야권통합 이슈로 간담회를 한 것과도 달랐다. 안 대표로서는 “야권통합 및 연대 불가”를 사실상 당론화하고 당내 이견과 잡음을 단속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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