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강한빛(27) 씨는 “솔직히 2국에서는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충격적이었다”며 “창의적인 게임인 바둑은 컴퓨터가 따라잡지 못할 줄 알았는데 어제 보니 이세돌 9단이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진덕(51) 씨는 “컴퓨터는 미리 상대의 수를 다 읽고 있다. 수천 수만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는 게 컴퓨터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이세돌 9단은 물론 중국의 커제 9단이 도전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인간의 패배를 인정했다.
인류의 자존심을 걸고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이세돌 9단에 대한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택시기사 박종진(55) 씨는 “이세돌 9단이 이기기를 바라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계에게 패배한 바둑기사가 아닌, 기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인류 최정상 바둑기사로 기록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외신에서도 “이 9단의 고독한 싸움에 경의를 표한다. 승패보다는 인간 존엄성을 강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격려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 정도로 뛰어난 인공지능 기계를 만들어낸 또 다른 ‘인간의 승리’로 바라보는 시선도 하나 둘 늘었다.
대학생 이채민(26) 씨는 “슬픈 게 아니라 당연히 다가올 수순 중의 하나였다”며 “바둑 경기에서 인간이 기계에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인간의 자존심이 좀 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넓게 보면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상상 이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씨는 “알파고와 같은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들이고 우리는 그냥 즐기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신병인(26) 씨는 “인간들 편하려고 만든 게 컴퓨터고 인공지능이고 기계 아닌가”라며 “우리는 다른 종족과 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고 인간의 힘으로 만든 기계와 게임을 하는 것이고, 결국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누가 이겨도 인간의 승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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