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이세돌 vs 알파고 4국]거대한 중앙집 뛰어 든 이세돌, 실낱희망
뉴스종합| 2016-03-13 15:23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4국이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거대한 집짓기’ 형국으로 돌입했다. 초반 기싸움을 펼치다가 상변과 우변 일대에서 난전을 거듭하더니 둘다 대형 집짓기에 주력하고 있다. 알파고의 집이 클지, 이세돌의 집이 클지, 이 결과가 승패를 결정짓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세돌 9단이 중앙 거대한 백집 삭감을 위한 배수진성 강수를 던지면서 양보없는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알파고가 초반에 많은 수를 집중한 상변에 이세돌 9단은 초강경 침투의 수를 던지면서 난전을 유도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우변에서 비틀기에 나섰고, 상변 일대의 백 5돌을 확실히 챙기는 수를 선택했다. 이세돌 9단은 상변을 포기하는 대신 우변을 포획함으로써 알파고 못잖은 큰 집을 확보하고 있다.

이세돌-알파고 대국 이미지

다만 전체적으로 상변 알파고 집이 워낙 커 반전의 수와 함께 현재보다 더 큰 우변 일대의 집을 짓는 게 이세돌로선 관건이다.

아직 형세는 불투명하지만, 벌써 중반전을 치닫고 있어 이세돌로선 고전이 예상된다. 알파고는 중반 이후 완벽한 수순을 두는 것을 1~3국에서 입증한 바 있다. 이세돌 9단의 역공 승부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국에선 난전이 성사됐다는 점에선 고무적이다. 이세돌 9단이 유도한 난전을 알파고가 정면으로 받지는 않았지만, 알파고가 장고 후 실리적으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홍민표 9단은 해설을 통해 “상변에서 우변까지 거대한 집, 또는 사활을 놓고 이세돌과 알파고가 난전을 벌였는데, 알파고는 확실한 실리를, 이세돌은 잠재적 실리를 얻었다”며 “이 9단이 난전을 즐기는 타입이고, 그렇게 유도했다는 점에서 일말의 희망은 보인다”고 했다. 그는 “원래 이 9단은 난전에 강한데, 앞으로 10여수를 보면 확실히 향방이 보일 것”이라며 “이 9단에게도 찬스는 있다”고 했다.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시된 4국에선 알파고가 백을 잡았고, 이세돌 9단은 흑을 쥐었다. 이세돌 9단은 실리후 타개 작전으로 나섰다.

현재 4국은 중반전을 향해 가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이세돌 9단 표정이 이번 4국에선 담담해 보인다는 점이다. 3국까지의 패배로 어쩌면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이 된 것 같아 보인다.

승부수는 이세돌이 먼저 내놨다. 앞서 알파고는 상변에 큰 집을 지으려 노골적으로 상변 착수에 집중했다. 우하에서 이세돌은 12번째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세돌로선 6번째 착점이었다. 우하단 알파고의 걸치기에 두칸 뛰지 않고, 입구 자로 압박했다.

이후 알파고 특유의 기대기 수(12번째수)가 나왔다. 좌하단에서 코앞 기대기를 시도한 것. 김현욱 9단은 해설을 통해 “전혀 낯선수는 아니고 둘수 없는 수는 아니지만, 알파고가 특유의 수를 내놨다”며 “프로기사들은 맛을 남기고 훗날에 도모하는 게 정석인데, 알파고는 맛을 남기지 않고 현실적으로 두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 수”라고 했다.

한편 중반 수순에서 이세돌이 목숨을 건 중앙 삭감수를 던졌고, 알파고가 한발 물러나면서 최종 형세는 20여수 정도 진행되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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