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시티즌(크리스 그레이 지음,석기웅 옮김,김영사)=사이버문화 전문가인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계인간의 의미를 확장해 예방접종을 한 사람부터 인공장기나 보철을 한 사람들까지 모두 사이보그로 지칭한다. 저자는 이런 과학기술혁명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인간의 몸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나아가 인간과 사이보그의 권리를 공평하게 보호하는 사회를 과연 만들 수 있을지 기술적 미래의 쟁점들을 하나하나 풀어간다. 저자가 여기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사이보그 시대에 누가 시민인가라는 문제다. 저자는 강력한 기술과학 시스템들안에서 개인에게 진정한 정치적 보호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권력은 일부가 주도권을 잡게 되고 우리 대다수는 모두 정치적 힘을 잃을 것으로 우려한다. 기술적 미래의 핵심쟁점들을 다양한 사례와 문학작품을 끌어와 설득력있게 들려준다.
▶우리의 민주주의거든(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조흥민 옮김, 글항아리)=‘포스트모던 소설의 기수’로 불리는 일본의 중견작가 가 쓴 신문 칼럼 모음집. ‘민주주의 사회가 이래도 될까’라는 관점에서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풀어놓았다. 3명중 1명이 비정규 노동자가 된 일본의 현실, 중의원 선거 후보자를 만나 질문하려는 한 청년이 문전박대당하는 모습을 그린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작가는 조금 다른 개인을 튕겨내는 일본사회의 ‘벽’에 대해 얘기한다. 또 3.11대지진 이후 일본에 등장한 시위문화에 대한 긍정적 시선, 헌법을 구어체로 고쳐쓰는 문화가 가져오는 새로운 마인드 등 일본 사회의 다양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담아냈다. 우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글이 많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