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일반
[결혼준비하는남자]②“프로포즈 꼭 해야 하나?”고 묻는 당신에게
HOOC| 2016-03-18 12:13
<편집자 주: 꼭 해야하는 것에서 선택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결혼. 결혼을 결심하는데도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준비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집만 준비하면 결혼준비 끝 아니냐?”라는 남성여러분들, 막상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당황하거나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하는데요. 6개월간의 과정을 겪어 갓 신혼 생활에 접어든 남자 기자의 시선에서 소소한 조언과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HOOC=서상범 기자]결혼을 결심(決心)하셨나요? 이제 집이나 혼수 등 결혼 준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중요한 관문이 남았습니다. 바로 청혼, 즉 프로포즈죠. 사실 프로포즈라는 것은 “당신과 평생을 함께 하려고 하니, 결혼을 허락해달라”는 의미인만큼, 결혼을 마음먹기 전에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여성이 먼저 프로포즈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성들이 용기를 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과연 이 사람이 나와 결혼을 하려고 할까?”라는 마음에 망설이곤 합니다. 이러다보니 우선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 상대방의 동의를 구한 뒤 프로포즈는 일종의 요식행위처럼 진행하거나, 혹은 어물쩡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라디오 사연 중 결혼 전 프로포즈를 못받은 여성분들이 드라마에서 프로포즈 장면만 나오면 남편에게 원망섞인 눈초리를 보낸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하죠.

이처럼 여성들에게는 결혼을 위한 필수관문이지만, 의외로 많은 남성들이 이 프로포즈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2015년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의 평균 프로포즈 예상 비용은 108만 원으로 나타났고, 100만 원 이상 쓰겠다고 답한 남성이 43.9%,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여성 응답자의 평균 기대 비용이 70만원인 것에 비하면 남성들의 걱정과 부담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근사한 장소를 빌려, 값비싼 다이아 반지(초록색 케이스에 담긴 티00 반지가 여성들의 로망이라고 하더군요)를 건네야 한다는 비용적인 부분부터, 평생 잊지 못하는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는 내용적 부분에 이르기까지 부담과 고뇌에 빠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프로포즈에 대한 부담이 크다보니, 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해주는 대행업체까지 생기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처럼 부담만 되는 프로포즈는 하지말아야 할까요?

저의 대답은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입니다. 다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례허식이 아닌, 평생 함께할 사람의 마음을 허락받는다는 의미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프로포즈는 말 그대로 평생을 함께 할 당신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 사람이 나의 청혼을 받아줄 것인가라는 두근거림도 함께 담겨있어야 하는 것이죠.

일부에는 프로포즈 반지에 월급의 3배 가격을 투자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런 이야기에 신경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어떤 반지를 해주냐, 어디서 고백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보다, 내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하세요.

또 단순히 멋있고 화려한 프로포즈를 과도한 비용을 투자해 하는 경우, 그 순간은 빛날지 몰라도, 차후에 남성은 물론,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공동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저 역시 프로포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평범한 월급을 받는 제가 쓸 수 있는 비용이 한정돼있다보니 내용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예비 신부에게 제 마음을 전달해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한 결과, 제가 선택한 것은 정성스러운 편지였습니다.

악필인 제가 한자한자 손편지를 쓰면서, 예비 신부와의 첫만남에서부터,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우리의 미래 모습에 이르기까지 몇날 몇일을 고민했었는데요.

결국 지난해 3월의 어느날. 제 마음을 담은 편지와 자그마한 반지를 건네며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청했고, 감사하게도 예비 신부에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 역시 어느정도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시기라 마음의 준비를 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프로포즈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두근거림이 기억이 납니다.

이후 상견례를 진행했고 저희 부부는 결혼에 성공하게 됐죠.

이처럼 프로포즈는 결혼을 위한 첫번째 관문이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당신과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을 생각하신다면 부담보다는 정성과 떨림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프로포즈를 해야 하나라고 망설이는 남성분이 있다면, 일단 준비하시고, 그녀의 마음을 확실하게 얻으세요.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하면서 겪게될 수많은 일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분명 생깁니다. 하지만 그 떨렸던 프로포즈의 순간과 기쁨은 분명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예비 장인, 장모님을 처음 만나는 그 떨림의 순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tiger@heraldcorp.com

[결혼준비하는남자]①남자, 결혼을 결심(決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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