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환경의 ‘뉴노멀 시대’…자연재해 시대, 코 앞까지 왔다
뉴스종합| 2016-03-22 09:09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100년의 미국) 스테파니: 아주머니, 가뭄은 잘 버티셨나요?

가브리엘라: 응, 이번엔 동생이 열사병으로 죽었지만, 나는 살아남았어.

스테파니: 그렇군요. 다음주에는 허리케인 있다는데, 그때도 잘 버티시길 바라요. 구호품 보내드릴께요. 다음달 쯤에는 기후가 호전된다고 해서 귀국 일정을 짜고 있어요. 미국에 돌아가면 메이드 일 좀 다시 부탁드릴께요.

가브리엘라: 응, 다시 고용해주겠다니 너무 고마워. 허리케인이 지나가면 보자. 



기후변화 가속화하 함께 기상이변이 ‘당연’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부유층들은 대피 겸 ‘여행’길에, 빈곤층은 목숨을 행운에 맡겨야 하는 재해시대가 오고 있다고 환경 전문가들이 경고에 나섰다.

국제기상기구(WHO)는 21일(현지시간) 기후변화가 전례없는 폭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통해 2015년을 기점으로 엘니뇨 현상을 비롯한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지극히 당연한 ‘뉴노멀’시대가 도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지구 평균 표면 기온은 다달이 최고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지구 표면 기온은 1961~1990년대 평균보다 0.76℃ 높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 2월 지구 표면 온도가 1951~80년 평균치보다 무려 1.35℃가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1951~80년 평균치보다 1.13℃도 높아 종전 최고 기록을 달성한 지난 1월의 기록을 깬 것이다. 지난해 파리협약에서 지구 온도 상승 제한치로 설정한 1.5℃를 단 4개월 만에 넘어설 기세다.

환경 ‘뉴노멀 시대’의 징후는 기온뿐만 아니라 기후현상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바다가 지난해 흡수한 인위적인 열 에너지는 해수면 아래 700m와 2000m를 넘어선 지 오래다. 환경학자들에 의하면 바다는 인위적인 열 에너지를 해수면에서 약 700m 아래 부근까지 흡수할 수 있다. 해수면이 흡수하는 에너지가 적어지고 바다가 흡수하는 열이 많아지면 결국 공기 중이나 지표면에 머무는 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존 셰퍼드 사우스 햄턴대 연구원은 “바다에 과도한 열이 남아있으면 해수와 대기 순환을 교란해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소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역대 최대 배출량을 기록했다. 최근 WMO가 공개한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경계치인 450ppm에 근접한 400ppm을 기록하고 있다. ppm은 공기 분자 100만개 당 들어있는 입자수를 뜻한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80ppm 정도였다. 100만개 당 120개 정도의 입자가 늘었을 뿐이지만 대재앙 시나리오가 짜여질 만큼 입자 하나에 큰 의미가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2081년~2100년 기준 450ppm(2℃ 상승)이하로 막지 못할 경우, 그리고 마지노선인 550ppm(3℃)을 지키지 못하면 지구에 살아남을 인간 종족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엘니뇨의 영향으로 인도의 남부 지역에서만 2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리비아에 11개월 치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등 심각한 전례없는 기후피해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엘니뇨에 의한 기후변화로 전 세계 6000만 명의 인구가 영양결핍, 전염병, 모기 관련 질병 등의 위협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시사주간이 이코노미스트의 산하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ㆍEconomist Intelligene Unit)은 지난해 말 기후변화로 인해 2100년까지 화석연료산업 투자자들이 보는 손해가 총 4.2조 달러(약 4878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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