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일반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성황] 친환경차의 ‘끝판왕’ 전기車…꿈이 현실로 달려온다
라이프| 2016-03-22 11:18
충전기설치부터 검사·인증까지 총망라
맞춤형 토탈서비스 MOU 체결 큰성과
중소기업 관심…참여社 150곳으로 급증
국내 완성차기업과 무선충전 협력 진행
보조금 지원없는 고객유치 방안 과제로



“각기 다른 분야에서 별개로 사업하던 기업들이 전기차 하나만 보고 이렇게 뭉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완성차 기업들이 움직이니 밑단의 인프라 관련 기업들도 모이고 있습니다. 한국서 전기차 시장을 키워도 되겠다는 긍정적 신호가 있기 때문이죠”

현재 제주에서 진행 중인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개막한 지난 18일. 엑스포가 개최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이경봉 플러그인코리아 대표는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부터 검사 및 인증은 물론 안전교육과 유지관리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차ㆍ충전기 토탈서비스 ‘플러그인코리아’를 추진하는 MOU가 엑스포 개막날 체결됐다. 



여기에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기업 6개사, 전기차 충전기 공급 5개사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로버트보쉬코리아, 글로벌 인증 시험기관인 독일계 TUV SUD 코리아 등 3사가 참여했다. 또 한국전기차정비협동조합과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등 플러그인코리아에 참여한 기업 및 단체는 20곳이었다. 김 대표는 “MOU에 참여 기업 중 제주서 사업하는 기업은 단 두 곳이다. 그만큼 전국, 글로벌서 모였다고 볼 수 있다”며 “연내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과 협력해 정식 서비스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체 자동차 중 차지하는 비중이 0.2%밖에 안 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순수전기차를 신차로 선보이는 것 외에도 전기차 관련 중소기업들이 이 시장으로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이전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하던 기업들이 전기차의 미래를 보고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3회 IEVE에 전년도 대비 참가 기업이 2배로 대폭 늘어 150개 가까이 된 배경에는 각 분야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산업용 무선 충전 사업을 주로 하던 그린파워는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엑스포에 참가해 자사의 무선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김라영 그린파워 기획관리팀 부장은 “전기차 무선 충전 시설 설치비용은 유선에 비해 1.5배 더 들지만 설치가 간편하고 전기차 운전다고 더욱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충분히 밝다”며 “기존 사업영역을 전기차 분야로 넓힘으로써 회사의 사업다각화가 진행 중이다. 국내 굴지의 완성차 기업과 무선충전을 놓고 협력이 진행 중이라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선을 국내가 아닌 해외로 넓히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험로 전용 차량 개발 전문기업 OXK는 오프로드 전용 순수전기차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장래혁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교수와 협업해 SINC(가칭) 합자회사를 만들어 미국 애프터마켓(튜닝) 전문기업TMG(Transamerican Manufacturing Group)과 MOU를 체결했다.

SINC는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모터, 배터리 등의 키트를 제공하고 TMG는 개조 대상 차를 공급해 6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흥섭 OXK대표는 “오프로드 순수전기차를 들고 올해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SEMA쇼(북미최대튜닝전시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미국 국립공원, 사막지대 등에서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어 이 분야 특화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전기차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IEVE를 통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올해 보급되는 국내 전기차 중 최대 60%까지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중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18~20일 엑스포 현장에서 진행된 시승이벤트에는 160여명의 일반 고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한국닛산은 세계 판매 1위 전기차 리프(LEAF)의 엔트리급 S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고, 기존 판매되던 SL 모델의 가격을 300만원 내리는 등 전기차 진입장벽을 낮췄다. 르노삼성은 SM3 Z.E.의 판매량을 올해 2배로 늘린 2000로 잡고 전기차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다만 현재 정보 보조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전기차가 중장기적으로 보조금 없이도 순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게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기차의 높은 가격에 맞서 현재는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정부보조금이 구매동기를 자극하고 있지만 보조금이 언제까지 지원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전기차 부품 중 높은 가격인 배터리 가격을 어떻게 낮추고 궁극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어떻게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업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프리우스가 세계적인 친환경차가 되기까지 일본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도 북유럽은 정부 지원 아래 전기차가 성장하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당분간은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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