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김현경의 맘다방]‘죽일 어른’은 있어도 ‘죽일 아이’는 없다
뉴스종합| 2016-03-22 14:43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계모와 친부의 학대 끝에 7살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원영이 사건, 20대 부부가 생후 2개월밖에 안 된 아기를 침대에서 떨어뜨려 죽게 한 사건, 친모와 계부가 4살 딸을 암매장한 사건…. 듣기만 해도 끔찍한 사건들이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더 안타깝고 더 화가 나는 사건들인데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이런 일들이 도대체 왜 일어난 걸까요? 가해자인 부모들이 말한 이유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아이가 울어서”, “아이가 미워서” 등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학대하고 목숨까지 빼앗은 겁니다.

아이가 그토록 심한 벌을 받을 만큼 큰 잘못을 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몸도 가누지 못하는 2개월 아기와 아직 어린 4살, 7살 아이가 무슨 잘못을 얼마나 했겠습니까. 이 나이 때는 큰 잘못을 할 힘도 능력도 없습니다. 당연히 저항할 힘도 없고요.

[사진=123RF]

이 아이들은 ‘약자’란 이유만으로 ‘강자’인 어른들에게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가해자인 어른들은 피해자인 아이들보다 강하다는 이유로 저항하지도 못하는 아이를 마음대로 괴롭히고 생명까지 앗아갔습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 어른이었다면 감히 못할 일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다른 이유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동 학대란 잘못된 방식으로 해소했을 수도 있습니다.

계부모도 그래선 안 되지만 친부모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더 충격적입니다.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기가 낳은 자식이니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내 자식이 털끝 하나만 다쳐도 속상한 보통 엄마의 마음으로는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비인간적이고 비정상적인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5 전국아동학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는 1만1709건으로 전년보다 16.8% 늘어났습니다.

또한 아동학대 가해자 5명 중 4명은 부모로 나타났습니다. 가해자 중 75.5%가 친부모였으며 계부모가 4.0%, 양부모가 0.3%로,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가 전체의 79.8%였습니다.

‘죽을 죄를 짓는 어른’은 있어도 ‘죽을 죄를 짓는 아이’는 없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잘못된 어른들에 의해 희생되는 일이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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