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침, 김해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단호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은평을과 송파을, 대구 동구갑ㆍ동구을ㆍ달성군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두겠다”는 방침을 밝힌 그다.
이어 그는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고 부산 영도로 훌쩍 떠났다.
그로부터 약 24시간이 지난 지금도 ‘대구진박(대구의 진실한 친박)’의 융성을 막고, 대표의 권위와 대권주자의 위신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대신 주재할 수 있다’는 친박계의 주장에도 “(그들에게) 그런 권한은 없다”며 ‘해볼 테면 해 보라’는 듯 “당인과 대표 직인은 당사에 있다”고 당당히 맞섰다.
이날 오전 10시께 김포국제공항에 발을 디디고 나서다. 김 대표는 이후 여의도 당사에 도착해서도 “현재로서는 입장 변화가 없다”며 ‘진박 봉쇄’ 방침을 꺾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해 입장하고 있다. |
‘김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돌아올 것’이라던 예상이 깨지자 20대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진 ‘진박 5인방’은 아우성을 쳤다.
정종섭 전 행정안전부 장관(동구갑)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군), 유영하 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송파을), 유재길(은평을)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의 행동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의한 내용이 당 대표의 부적법한 의결거부로 묵살되면 당이 마비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이날 아침 일찍 원 원내대표의 사무실에서 열린 ‘친박 대책회의’에도 동석해 대응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원 원내대표, 이인제ㆍ서청원ㆍ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친박계는 당헌당규와 법을 근거로 김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3분의 1 이상의 최고위원회의 소집요구는 의무조항”이라며 “김 대표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직무정지 가처분) 등 법대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현재 행보는 ‘해당행위’가 아닌 ‘정치행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은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김 대표는 친박계의 요구에 결국 이날 오전 11시 30분에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동의했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5개 지역구의 처분을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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