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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트럼프의 든든한 우군…미국인 표심 흔드는 ‘스타 파워’
뉴스종합| 2016-03-25 11:36
미국 대선이 본선을 향해 달려가면서 세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설마’했던 바람을 태풍으로 바꾸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 구도로 양당의 후보 선정이 굳어지면서, 후보들을 공식지지하는 유명인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나 문화산업과 스포츠산업의 유명인사들이 속속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면서 정치헌금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면 자유분방한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예능계는 민주당 후보를, 미국적 가치관에 충실한 스포츠 스타들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여성후보와 기업가출신 내셔널리스트로 압축된 올해는 그렇게 단순하지 만은 않다. 


골수 힐러리 지지파=힐러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계 대표 인물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자산 35억달러)가 있다. 그는 일찌감치 정치헌금으로 자신의 지지성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개인 스필버그 차원으로는 클린턴에게 2700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동안 기부금을 개인당 최고 2700달러로 제한하기 때문. 하지만 자신이 공동창업한 드림웍스의 대표 자격으로 클린턴에게 100만달러를 따로 기부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또다른 감독이자 거물 제작자인 J.J.에이브람스(자산 1억2000만달러)도 클린턴 지지를 명확히 밝힌 경우. 그역시 스필버그 처럼 개인자격으로는 2700달러를, 슈퍼팩에 50만달러를 별도로 기부했다.

5수 끝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자산 2억4500만달러)도 클린턴 지지자. 비록 개인적 기부금은 2700달러에 불과하지만, 그의 인기나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의 지지는 다른 잠재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적지 않은 효과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그가 환경 문제에 있어 클린턴보다 더 적극적인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이밖에 올랜드 블룸과의 열애설로 연일 보도에 오르내리고 있는 유명 가수 케이티 페리(자산 2억6000만달러)도 아이오와 경선 현장에서 클린턴을 응원하고, 지난 2일 엘튼 존과 함께 클린턴 지지 모금을 촉구하는 콘서트 공연을 펼쳤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찍은 셀피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자산 1억8500만달러)도 지난달 클린턴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지지이유를 직접 밝혔다.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낼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대선후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브리트니는 그동안 단 한번도 정치적 입장을 밝힌 적 없다는 점에서 세계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슈퍼볼에서 막강한 정치적 파급력을 보였던 팝디바 비욘세(4억5000만달러)도 2700달러를 기부했다.

한편 배우이자 영화프로듀서 대니 드비토(자산 8000만달러)는 민주당 경선후보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 2월 초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겨우 1%의 표심을 얻으며 경선포기를 알린 마틴 오말리에 2700달러의 기부금을 내놨을 뿐만 아니라 상원의원 샌더스에도 같은 금액을 추가로 기부했다.

독특한 사연의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언론에선 문제아로 표현되지만,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유명인사들도 적지 않다.

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마이크 타이슨(자산 300만달러)이 대표적. 특이한 점은 타이슨이 무슬림이라는 사실. 무슬림을 모두 극단적인 테러리스트 처럼 묘사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것이 의외다. 이유가 있다. 타이슨은 자신을 ‘트럼프를 위한 무슬림’이라고 표현한다. “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의 흑인으로 태어났다. 처음 만난 날, 그는 내 손을 잡아줬고 내 가족을 향해 무시가 아닌 존경을 표했다. 버락 오바마를 포함한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진 않았다.” 타이슨과 트럼프의 인연은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트럼프의 건물인 트럼프 플라자에서 타이슨이 헤비급 결승전을 치루면서 부터다. 그 이후로 타이슨은 완전히 그의 편에 선 ‘트럼프의 0순위 스포츠 스타’로 등극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알만한 선수 가운데 트럼프 지지의사를 밝힌 인물도 있다.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클레이 벅홀츠(자산 4500만달러)다. 그가 트럼프의 열성 팬이 된 데에도 독특한 이유가 따른다. 2008년 트럼프가 종합격투기 대회 ‘어플릭션 밴드(affliction banned)’를 개최했는데, 마침 그 경기를 관람했던 클레이 벅홀츠는 경기후의 파티에 참석한다. 그자리에서 트럼프는 벅홀츠에 모델 출신의 미녀 한 사람을 소개하는데, 그녀가 바로 지금 벅홀츠의 아내가 된 모델 출신의 린지다. 트럼프 덕에 모델출신 아내를 얻은 벅홀츠는 감사의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에 전혀 관심없던 나를 매료시켜준 트럼프”라며 공공연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

프로 미식축구 NFL의 톱스타인 톰 브래디를 비롯해 허스켈 워커, 농구감독 밥 나이트, 자동차경주선수 체이스 엘리엇 등도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트럼프에 대해서 만큼은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보이는 유명인사들도 많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아예 미국을 떠나겠다고 발표한 이른바 ‘안티 트럼프 9인방’이다.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를 비롯해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 새뮤얼 잭슨 등이 그들이다. “트럼프는 그저 돈 많은 부자 노릇에 만족해야 한다”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김세리 인턴기자/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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