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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 커피, 피곤할 때보다 컨디션 좋을 때 마셔라
헤럴드경제| 2016-03-28 11:04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아침 출근 시간대 기업들이 밀집한 거리를 지나다보면 커피숍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복을 달래려는 이들도 있지만, 모닝 커피 한 잔 마셔줘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람이 다수다. 반면 커피를 한 잔만 마셔도 심장이 뛰고 밤에 잠을 못 잔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느 쪽이 됐건 카페인의 효과 때문이다.

각성 효과를 주는 카페인은 적정량을 복용할 경우 인간의 에너지와 생산성을 짜내는 데 매우 훌륭한 약이 된다. 의학 저자인 스테픈 브라운은 “카페인이 17세기 후반 유럽에 처음 전해졌을 때, 기업가들은 항상 졸려하는 노동자를 생산적인 기계로 바꿔놓을 수 있는 경이로운 약으로 여겼다”라며 마약과 같다고 표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04년까지 선수들의 카페인 섭취를 제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각성 효과가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카페인의 많은 기능은 여전히 베일에 감춰져 있고, 새로운 연구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몇 년 사이 있었던 카페인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들을 모아 소개했다. 카페인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될 만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곤할 때보다 컨디션 좋을 때 마셔야=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워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카페인을 복용하지만, 카페인이 훨씬 큰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휴식을 취했을 때라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는 카페인이 우리 뇌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에서는 ‘아데노신(Adenosine)’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오는데 이는 졸음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사람이 피곤하게 되면 아데노신이 증가해 아데노신 수용체라고 하는 단백질에 붙어 졸음을 유발한다. 그런데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과 거의 비슷한 화학구조를 갖고 있어서, 아데노신 수용체보다 먼저 결합할 수 있다. 즉 아데노신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동시에 도파민과 같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은 자극해 뇌 활동을 촉진시킨다.

만약 우리가 잠이 부족하고 피곤한 상태라면 우리 몸은 아데노신은 높아지는 대신 도파민의 기능은 약화되고, 반대로 충분히 수면을 취해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라면 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브라운 씨는 “카페인은 숙면을 취했거나, 낮잠을 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며 “만약 당신이 수면 부족이라면, 카페인의 성능을 제대로 누릴 수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내일 시험이라면 커피 꼭=2014년 권위적인 뇌 분야 학술지 ‘네이쳐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 소비는 장기 기억 능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진은 피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만 200㎎짜리 카페인 알약(커피 두 잔 분량)을 먹이고, 이미지를 몇 장 보여준 뒤 24시간이 지난 후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24시간 동안 카페인을 복용한 쪽이 훨씬 많은 이미지를 기억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의 마이클 야사 박사는 카페인 복용 정량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적정한 양의 카페인을 먹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커피 마시면 협동심 강해져=2009년 학술저널 영양신경과학(Nutritional Neuroscienc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홍콩의 연구진은 카페인이 다른 사람과 협력하려는 의지를 얼마나 높여줄 것인지에 관해 실험했다. 연구진은 피실험집단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카페인 커피를 주고, 다른 쪽에는 디 카페인 커피를 준 결과,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쪽이 다른 사람에게 협력을 통해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는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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