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데이터랩] 두산 박정원號 출범…유동성 해결, 흑자경영시대 기대`
뉴스종합| 2016-03-28 11:24
새먹거리 면세점사업 수혈…두산건설·엔진 등 재정악화 ‘특유의 뚝심’으로 돌파해낼지 주목


두산의 사령탑이 교체됐다. 두산그룹은 28일 서울 강동구 DLI 연강원(두산그룹 연수원)에서 신임 박정원 회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박용만 회장에서 박정원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다. 박정원 회장의 취임이 유독 재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박 회장은 재계 첫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그는 창업 2세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맏손자이자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박 회장은 23살이던 1985년 두산산업 사원으로 입사해 31년동안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9년부터는 두산건설 회장과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맡았고, 2012년부터는 두산 지주 부문 회장으로 올라서면서 삼촌 박용만 회장과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을 익혔다. 두산이 위기 상황임에도 형제가 아닌 조카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능했던 이유는 박 회장이 이미 상당부분 경영에 직간접적인 역할을 해왔던 것과 무관치 않다.


박 회장은 좀처럼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한 스포츠지와 인터뷰를 한 것이 그의 첫 언론 인터뷰. 그의 경영 행보는 ‘야구광’인 그의 모습과 무관치 않을 전망이다.

박 회장은 유명 선수 영입 보다는 무명 또는 야인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진짜 프로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가 키워낸 선수들로는 이종욱, 손시헌, 김현수 등 스타급 선수들만도 이미 수명이다. 두산은 2군 육성을 위해 2014년 7월 경기도 이천에 550억 원을 들여 2군 연습장을 확장, 신축하기도 했다.

더 큰 이유는 박정원 회장이 풀어야 할 쉽지않은 숙제 때문이다.

중국발 경기침체로 그룹 주력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했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건설, 두산엔진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두산 지주부문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눈앞에는 탄탄대로 보다는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야구로 치면 무사만루의 위기다.

두산 타워에 터를 잡은 면세점 사업은 박 회장의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면세점 사업자로 최종 낙점됐지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해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두산 베어즈 구단주인 박 회장은 특유의 ‘두산 뚝심’이 큰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이 경영에서도 과연 우승 신화를 써낼 수 있을까. 온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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