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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폭발적 증가…‘한국=마약청정국’ 지위 ‘빨간불’
뉴스종합| 2016-04-02 08:44
-대마초 상습 유명 힙합가수 등 무더기적발 계기 경고등
-지난해 적발 마약사범 사상 최대, 올해는 더 늘어나
-SNS 통해 손쉽게 유통…여성ㆍ청소년ㆍ外人 비율 급증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일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워온 유명 힙합 가수와 작곡가 등 10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입건된 연예인 중에는 실력파 래퍼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가수와 힙합 경연 프로그램 준우승자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 사범이 사상 최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도 폭발적인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던 한국의 ‘마약 청정국’ 지위도 턱밑까지 위협받는 실정이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동향’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월말까지 사법당국에 덜미를 잡힌 마약사범은 총 20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2%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월별로 보면 1월과 2월에 각각 912명, 1123명이 적발돼 작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특히 2월만 놓고보면 전년(507명) 대비 121.5%가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마약사범이 급증하면서 견고하게 지켜왔던 마약 청정국 지위는 임계점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UN이 정하고 있는 마약청정국의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한국의 경우 1만2000명 이상의 마약사범이 적발되면 마약청정국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마약 생산이나 유통이 쉽지 않은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마약사범이 급증하면서 어느새 1만2000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만1916명이 적발되면서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전에는 2009년(1만1875명)이 가장 많은 숫자였다. 올해의 경우 연초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사실상 1만2000명 선이 무너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의 마약사범은 지난 1999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2002년에 대규모 단속(마약 공급조직 10개파, 224명 적발)이 이뤄지고 2003년부터는 7000명 선으로 감소했다. 반면 2007년부터 다시 증가해 2009년 1만명을 넘어섰고, 2010년 이후 9000명 선을 유지한 바 있다.

마약사범의 최신 경향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신종마약류가 거래되면서 지금까지 비교적 마약과 거리가 멀었던 여성과 청소년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적발된 여성 마약사범은 2272명으로 전체에서 19.1%를 차지했다.

청소년의 경우에도 19세 미만 마약류 사범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0.4%에서 2014년 1%, 작년 7월 기준으로는 1.3%까지 올라갔다.

외국인 마약사범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적발 외국인 마약사범은 총 640명으로 전년 동기(551명)보다 20% 가까이 급증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조선족 포함)이 314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태국(122명)ㆍ미국(53명)이 뒤를 이었다. 조선족 마약사범의 경우 한국과 중국의 마약 가격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밀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 단속 강화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외국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신종 마약류 등 실질적인 단속정보를 국내 유관기관과 공유하고 부처 간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인터넷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마약류와 관련한 인터넷 광고 등을 처벌하는 법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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