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인터뷰] “한국 발효식품 우수성 알려 세계 수퍼푸드 반열에 올려놓고파”
뉴스종합| 2016-04-05 06:30
-신혜원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발효’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건강 키워드 중 하나다. 장수의 식품이라 불리는 요거트가 그랬듯,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하는 인류의 염원을 풀어낼 열쇠를 ‘발효’에서 찾고자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그 사이 지난 3월, 전통 발표장 중 하나인 고추장이 갖고 있는 체지방 개선 효과가 국제 전문 학술지에 실렸다. CJ제일제당은 자체 균주를 이용해 개발한 고추장의 동물실험 연구에서 체지방 개선 효과가 입증, 학술지에 최종 게재가 승인됐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CJ제일제당과 조선대, 건국대의 산학협력으로 진행됐다. 

고추, 캡사이신 등 고추장의 원료를 주제로 논문이 발표가 된 적은 있지만 고추장 자체와 그 발효과정이 해외 학술지에 등재된 경우는 드문 일. 여기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시판 고추장을 사용, 막연하게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던 ‘발효장’의 우수성이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기념비적인 성과의 중심에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발효식품센터가 있었다.

“세계인이 즐겨먹은 일반 식품 중 올리브유, 와인 등 그 기능성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슈퍼푸드와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 이 연구의 시작이었다”. 신혜원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발효식품센터 수석연구원(45, 사진)은 금번 ‘고추장의 체지방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의 시작이 곧 ‘발효식품’을 슈퍼푸드의 반열에 올리는 것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발효식품센터는 한식 발효식품 수출을 위한 핵심기지다. 장 소재, 다시다 소미소재, 김치, 액젓, 식초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연구 개발하고 현지 니즈와 접목한 식품을 개발한다.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은 발효식품센터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신 수석연구원은 “고추장 및 된장을 구성하는 곡물원료, 장류 미생물, 발효 대사산물 연구를 지속해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밝히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발효식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향하는 곳은 현재가 아닌 미래다. ‘발효는 제 3의 맛’이라고 했던 엘빈 토플러의 예측처럼, 발효를 중요한 미래 기술로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분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해법이 발효기술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발표식품센터에서는) 한식 발효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식품발효 기술과 바이오 발효 기술 접목을 통해 새로운 식품영역을 발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발효 DNA를 산업화하고 미래를 위한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그가 한국인이자 발효식품을 연구하는 자로서 가진 목표다. 그는 삼국사기 위지 동이전에 기술된 우리 조상들은 ‘술을 잘 담그고 음주 가무에 능하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조상들의 발효 역량과 지혜를 과학적으로 재현하고 산업화해서 이같은 기술이 인류의 미래 식량 자원과 미래 바이오 산업에 매우 중요한 연계기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더불어서 집집마다 이어져내려오는 전통의 맛을 대중이 맛 볼 수 있도록 양산화하는 것 또한 그의 목표 중 하나다. 신 연구원은 “고백하건데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로부터 장 담그기 전수도 아직 못받아 집에서 장을 담그는 방법도 모른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량 양산하는 장류와 식초 뿐만이 아니라 가가호호 전통으로 내려오는 비법과 노하우도 계속 발굴해 양산화에 접목하고 싶다”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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