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흑인은 백인보다 고통에 강하다?
뉴스종합| 2016-04-05 11:33
美의사 과반은 인종적 편견 심해
진통제등 처방도 달리해 환자고통



미국 의사들 사이에 흑인과 백인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인종적 편견이 아직까지도 상당히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은 고통을 적게 느끼며, 면역ㆍ치유력도 더 좋다는 편견이다.

4일(현지시간) 미 국립과학원회보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백인 의대생들과 레지던트 등을 상대로 인종간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질문을 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연구팀은 ‘흑인의 신경 종말은 백인보다 덜 둔감하다’, ‘흑인의 피는 백인보다 빨리 응고된다’, ‘흑인의 피부는 백인보다 두껍다’, ‘흑인의 면역체계는 백인보다 강하다’와 같은 문장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한 참/거짓을 판별하게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흑인의 피부는 백인보다 두껍다’는 문장에 대해 1년차 의학도의 40%, 레지던트의 25%가 ‘그렇다’고 답했다. ‘흑인의 신경이 백인보다 덜 민감하다’는 문장에 대해서는 1년차 의학도의 8%, 2년차 의학도의 1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편견은 흑인과 백인 환자에 대한 처방도 달라지게 만든다고 WP는 지적했다. 에모리 대학이 200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애틀란타 지역의 병원 응급실에서 같은 골절 환자라도 백인의 74%가 진통제를 처방받은 반면, 흑인은 50%만 처방받았다. 또 지난해 있었던 연구에서는 맹장염에 걸린 아동 환자 가운데 흑인 환자가 진통제를 처방받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연구팀은 설문대상을 상대로 흑인과 백인 환자의 사례를 알려준 뒤 각각의 환자가 느낄만한 고통의 크기를 점수로 나타내고 처방을 내려보라고 했다. 그 결과 누가 흑인이고 백인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일반 의사가 처방한 것에 비해 흑인 환자의 통증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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