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
스펙보단 끼와 열정…SK‘열린채용’닻올렸다
뉴스종합| 2016-04-05 11:30
떡장사 하며 영업실력 갖추고
댄스 강사로 성공한 엔지니어
‘바이킹챌린지’ 오디션 진행중


#. 올해 SK브로드밴드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손모씨(중부기업고객팀)는 대학시절 이미 본인만의 영업메뉴얼을 만든 베테랑이다. 손씨는 대학시절 영어나 학점 따기보다 ‘꿈꾸는 떡 설레’라는 떡 판매 사업을 창업하는 등 취업에 필요한 주특기, 이른바 필드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떡 판로를 찾기 위해 길거리부터 군부대까지 발로 뛰면서 고객을 만들어 냈고, 이 과정에서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또 모 자동차 회사의 드라이빙 센터(시승 센터)에서 근무하며 영업 경력을 쌓았다. 전문적인 고객응대를 위해 직접 모든 차종을 시승해본 후 본인만의 영업 매뉴얼을 만든 손씨가 담당한 고객의 경우 실제 구매로 이어진 비율 또한 더 높았다고 한다. 


손씨는 이른바 ‘스펙’이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SK그룹의 열린채용 ‘바이킹 챌린지’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았다. 면접과정에서도 단순히 경력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영업사원과 떡 장사를 하면서 체득한 고객설득, 시장분석, 신규고객 확보 등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영업직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려고 노력했고 그런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인정돼 손씨는 입사를 할 수 있었다.

SK의 열린 채용 프로그램 ‘바이킹 챌린지’가 올해도 닻을 올렸다. 지난 4일부터 전국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는 SK는 미래인재 ‘바이킹’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바이킹 챌린지는 SK가 2013년부터 시행해온 탈(脫)스펙 채용 전형으로, 기존 채용 과정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열정과 끼를 가진 구직자들이 지원하고 있다. 입사지원서 기입항목도 이름과 생년월일, 졸업연도 등으로 최소화했다.

앞서 입사한 이들 중에는 맥주회사 인턴을 하면서 남성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주류 영업사원으로 근무를 한 여성도 있고, 아마추어 수준의 실력으로 100만원만 들고 외국에 가서 댄스강사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엔지니어도 있다.

SK그룹 채용 담당자는 “합격자를 보면 모두 다른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회사에서 원하는 정답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한가지 확실한 점은 지원자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지원회사와 직무에 대한 적합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합격 비법”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지 않는 열정과 잠재력을 끌어내야 하는 전형인 만큼 바이킹 챌린지 전형의 경우 면접 시간도 일반 채용보다 더 길다.

2014년 SK텔레콤 B2C 마케팅팀에 입사한 김모씨는 상권 분석 논문을 찾아 공부하면서 일주일간 집 근처 SK텔레콤 대리점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변 상권을 분석해, 그 결과를 면접에서 발표해 본인의 직무에 대한 열정을 증명했다. 영어성적, 학점이 낮고 나이도 많은 취업약자로 번번히 서류에서 탈락했던 김씨가 입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필요한 업무에 꼭 맞는 인재를 뽑은 만큼 바이킹 챌린지로 선발된 신입사원에 대한 선배 직원들의 평가는 매우 높은 편이다. 구직자 또한 자신의 장점을 온전히 드러내고 자신과 딱 맞는 회사ㆍ직무에 지원할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다.

SK는 지난 3월 18일까지 지원자들의 스토리 접수를 마감하고, 4일부터 전국 5개 도시(서울ㆍ부산ㆍ대전ㆍ대구ㆍ광주)에서 바이킹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킹 오디션에 합격한 지원자는 관계사별 실무 면접을 통해 인턴으로 배치되게 되며, 최종으로 합격한 사람은 2017년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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