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대기업發 가성비 전쟁…‘고급 저가 커피시대’ 열렸다
뉴스종합| 2016-04-11 08:20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대기업들이 잇달아 고급원두 커피를 출시하며 커피 저가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는 지난달 말 원두커피가격을 50% 인하한 500원짜리 ‘테이크 원’ 커피를 출시한 후 판매량이 12배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위드미에 따르면 1000원에 판매하던 일반 원두커피 대신 드립커피 기계로 매장에서 직접 추출하는 500원짜리 원두커피를 내놓자 점포당 일평균 원두커피 판매량이 12배 증가했다.


500원이라는 가격은 시판 중인 일부 자판기 커피의 가격과 같으며 대기업 계열사가 내놓은 원두커피 가격으로는 최저 수준이다.

원두커피 가격 최저 수준에도 불구하고 커피의 핵심인 원두의 질과 맛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위드미의 설명이다.

원두는 브라질 중에서도 토양, 기후 등이 커피 재배에 최적화한 세라도 지역의 상품을 사용해 원두의 질과 맛을 확보했다.

커피기계는 일본 2위의 편의점 체인인 ‘로손’ 계열사인 산덴사의 제품을 도입했다.

이 회사의 커피기계는 한잔 분량에 맞춰 간 원두를 종이에 여과하는 방식을 통해 풍부한 향과 깔끔한 맛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드미 관계자는 “고급 원두지만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를 통해 대량수입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연내에 200개 점포로 판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스터피자가 운영하는 머핀전문점 마노핀은 지난달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900원으로 40% 인하했다.

대표적인 저가 커피 전문프랜차이즈인 이디야의 아메리카노가 한 잔에 28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은 3분의 1수준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디야나 백다방 등 저가커피전문점이 빠른 속도로 매장을 확장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하자 대형 식품프랜차이즈들도 고급 저가커피 대열에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고급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지난 2월 제과전문점 뚜레쥬르에서 2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출시했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4100원인 투썸플레이스보다 39% 저렴한 수준이다.

SPC의 파리바게트는 지난해 1월 세계 각국의 고품질 원두를 원료로 하는 2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아다지오’라는 상표로 출시했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과 GS25가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각각 세븐카페와 카페25라는 상표로 출시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는 저가 원두커피를 출시한 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 이상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 계열 식품프랜차이즈는 대량의 구매력과 유통망을 활용해 커피가격을 쉽게 낮출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당분간 저가커피 도입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맛을 느낄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는 최고”라면서 “경기불황 속에 소비자의 입맛과 지갑사정에 꼭 맞춘 상품이어서 판매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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